국정철학·현실론 미스매치?… 잇단 檢출신 참모 잔혹사

입력 2021-02-18 04:02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정부에서 유독 계속 반복되는 검찰 출신 청와대 참모의 잔혹사는 검찰 개혁과 검찰조직 안정이라는 두 기둥의 미스매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검찰 출신 참모 수난사는 검찰 개혁이라는 국정철학, 검찰 조직을 다스려야 한다는 현실론 사이 간극에서 비롯됐다는 게 여권의 평가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사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7년 대선 준비 과정에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은 참모다.

문 대통령이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지난해 12월 31일 신 수석을 발탁한 것은 검찰과의 관계 개선 시도로 받아들여졌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첫 검찰 인사부터 갈등이 불거지며 두 달도 안돼 물러날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조국 전 민정수석과 함께 권력기관 개편 작업을 지휘했던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비서관은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과 호흡을 맞춰 정권의 대검찰 관계를 물밑 조율했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조 전 수석의 대립 구도가 계속되는 와중에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에서 조 전 수석의 공범으로 기소됐다.

이명신 반부패비서관 역시 김종호 전 민정수석 시절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현재 후임을 물색 중이다. 신 수석과 이 비서관의 사표가 받아들여지면 청와대엔 검찰 출신 비서관은 사라지게 된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민정 업무 대부분은 결국 사정기관을 다스리는 것인데 검찰의 경우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며 “정부 초반부터 신 수석이 임명됐다면 검찰 개혁 과정과 대검찰 관계가 지금 같은 구도로 흐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출범한 지 4년이 지난 만큼 이제 와서 신 수석이 입지를 찾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