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5일 회장 후보로 김정태 현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4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박 전 행장은 외부 인사다.
지난 1월 차기 회장 후보군 14명이 추려진 이후 이날 최종 후보 4명이 정해졌다. 윤성복 하나금융 회장추천위 위원장은 “최종 후보들을 선정할 때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할 수 있는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당초 후보군에 유력하게 거론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제외됐다.
추천위는 추후 해당 후보들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을 거쳐 이달 안에 최종 1인을 추천할 계획이다. 추천위는 KPMG삼정 부회장을 지낸 윤 위원장을 비롯한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하나금융 2인자인 함 부회장은 그간 김 회장의 후계자 하마평에 꾸준히 올라왔다. 다만 2018년 6월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 약점이다. 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금융 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은 뒤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등 법풍(法風) 여지가 부담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9년 동안 하나금융을 이끌어 온 김 회장의 ‘4연임론’이 하나금융 안팎에서 제기된다. 김 회장 본인은 “추가 연임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는 뜻을 수차례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룹 내 일부 고위 인사들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조직 안정 차원에서 현 ‘김정태 체제’ 유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회장이 추가 연임을 한다면 1년만 더 임기 연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내부 규정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어 규정을 고치지 않는 한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은 내년 3월 주총까지 1년간만 직무 수행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차기 회장 선출에서 중요 관건은 하나금융 지분 67%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과 하나금융 최대주주(9.88%)인 국민연금공단의 의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이 김 회장의 장기 경영체제에 부정적 입장을 내보일 가능성도 있다.
지호일 조민아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