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까지 연장 영업” 기대감 부푼 자영업자들

입력 2021-02-15 04:04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설 연휴 사흘째를 맞이해 외출한 시민들이 폐업한 상가 앞을 지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15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하향하고, 일부 업종을 제외한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수도권의 카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시간이 15일부터 1시간 연장되면서 장기간 영업난에 시달려온 자영업자들이 “숨통이 트였다”며 환영하고 있다. 다만 영업시간 연장 조치가 업종에 따라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실질적인 생계 대책을 요구하는 불만도 일부 나온다.

거리두기 완화를 하루 앞둔 14일 수도권의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연장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일부 코인노래방 등에는 ‘15일부터 10시까지 영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신촌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민모(58)씨는 “6개월째 월세가 밀려 있는데 1시간 차이가 크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손님을 더 받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룸카페 등에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일반 식당 등에서는 영업시간이 1시간 연장된 덕에 조금이나마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반기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 서초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강모(30)씨는 “1시간 연장이 크지는 않겠지만 식사하는 데 2, 3시간씩 걸리지는 않으니 잠깐이나마 식사 손님을 더 받을 수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비수도권의 자영업자들도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진 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32·여)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생긴 이후로 저녁에는 거리에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는데 앞으로 우리 가게뿐 아니라 일대 거리의 방문객들도 차차 늘어날 것 같아 다행”이라며 한숨을 돌렸다.

다만 야간영업을 주로 하는 유흥시설 등의 업주들은 이번 조치로 영업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신촌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보통 밤에 찾는 손님들이 많아 원래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해왔는데 오후 9시에서 10시로 영업시간을 늘여줘봤자 실질적으로 매출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내 거리두기 등 수칙을 두고 영업시간을 아예 12시까지로 늘려주거나 차라리 월세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방역 기준 조정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주점, 호프, 코인노래방 등은 여전히 영업시간 제한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어 업종 특성에 맞는 적극적인 방역기준 조정 논의가 필요하다”며 “16일 방역 당국과의 간담회에서 방역기준의 업종별 합리적 차등적용 등을 논의한 후 집단행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