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떡국 한 그릇’의 섬김… 일시 귀국 선교사들 울렸다

입력 2021-02-15 03:02
웨사본 상임이사 조정진 목사가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웨슬리선교관에 묵고 있는 심의정 전계상 선교사 부부(왼쪽부터)에게 초운감리교회로부터 후원 받은 식료품을 전달하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 8일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웨사본·대표회장 홍성국 목사)의 서울 신림동 웨슬리선교관에 사골 곰국과 떡국 떡, 김치찜 등이 전달됐다. 선교지를 떠나 웨슬리선교관에 머물며 쓸쓸한 명절을 보낼 선교사들과 그 가정을 위해 서울 초운감리교회(이재은 목사)가 마련한 음식이다. 웨슬리선교관은 웨사본이 코로나19나 기타 사정으로 해외 선교지에서 일시 귀국한 선교사와 그 가정에 임시 거처와 차량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초운감리교회는 여선교회를 중심으로 정성스레 만든 사골 곰국 등을 지난달 30일 웨사본에 전달했다. 웨사본 상임이사 조정진 목사 등은 이를 지난 9일까지 서울 수원 인천 등의 웨슬리선교관 26곳과 서울 상도동 등의 ‘웨슬리학사관’ 10곳에 전달했다. 웨슬리학사관은 웨사본이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사역으로 국내에서 공부하기 위해 귀국한 선교사 자녀들에게 숙소 등을 지원한다. 현재 16명이 묵고 있다.

초운감리교회의 후원으로 100여명의 선교사와 가족들은 따뜻한 설 명절을 보냈다. 이재은 목사는 “선교사님들을 섬길 수 있도록 교회 성도들께서 후원하고 동참해주셨다”며 “다들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우리의 나눔이 선교지로 돌아가 사역을 이어갈 선교사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계상(61) 선교사는 지난달 10일 신림동 웨슬리선교관에 아내, 세 딸과 함께 들어왔다. 2001년부터 영국 옥스퍼드에서 사역하던 그는 지난해 12월 장모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했다. 장모의 장례식을 치르고 잠시 머물 곳을 찾던 그에게 아내의 지인이 웨슬리선교관을 소개했다.

전 선교사는 “귀국한 김에 안식기를 가지려 했지만,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 어려웠는데 이렇게 선교관에 머물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면서 “선교관과 초운감리교회가 보여주신 섬김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전 선교사 가족은 설 연휴 기간 선교관에서 조촐하게 설 명절을 보냈다.

26곳의 웨슬리선교관에 머무는 다른 선교사와 가족들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각자의 방에서 음식을 먹으며 차분하게 설을 보냈다.

조 목사는 “최근 선교관을 찾는 분들이 늘어나 쌀과 김치 같은 기본적인 식품과 생필품을 제공하는 데도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면서 “초운감리교회에서 받은 곰탕 국물처럼 진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어려움에 부닥친 선교사들에게 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