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교도소 밖에 있지만,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교도소에서 절실하게 주님을 찾았던 마음을 늘 기억하며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천천히 적응 잘하고, 재범하지 말고 같이 기도합시다. 혼자가 아닙니다. 저희가 언제든지 함께하겠습니다.”
유튜브 채널 ‘교도소TV’에서 파란색 재소복을 입고 성경책을 편 채 찬양을 부르던 이상덕(46) 목사가 출소자들을 향해 건넨 말이다. 그 자신도 범죄자로 교도소 생활을 하다가 회심해 목회자가 된 이 목사는 한국교도소교정선교회를 세우고 재소자들의 신앙 간증 수기집 ‘월간 교도소’도 발간해 각 교도소로 보내고 있다. 지난달부턴 교도소TV를 개설하고 김영권 사랑의숲교회 목사, 기타리스트 이준씨와 함께 출소자를 위한 예배를 드린다.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최근 이 목사와 김 목사를 만났다.
이 목사는 “가장 절망적이던 순간 하나님이 손을 건네셨고, 성경책을 읽기 시작한 후로 전혀 다른 삶이 시작됐다”며 2015년 처음 신앙을 가졌을 때를 회고했다. 이 목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조직폭력배 생활을 시작해 소년원 포함 18년여를 교도소에서 보냈다. 교도소에서 ‘간부’가 될 정도로 이 생활을 당연히 여겼던 그지만, 2015년 아내와 이혼하고 가족들이 곁을 떠나면서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할 정도로 좌절을 겪었다. 그런 그의 옆에 성경책이 있었다.
계속해서 성경을 읽던 그는 기독교 담당 교도관에게 요청해 교정위원을 만나 함께 예배드리면서 성령의 임하심을 느꼈다고 한다.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던 김 목사를 만난 것도 그때였다. 회심 후 자신이 받은 은혜를 나눠야겠다고 다짐한 이 목사는 다른 교도소 무기수들에게 성경 말씀을 함께 적은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주고받던 편지가 수십 통이 되자 그는 2018년부터 누나의 도움으로 편지 속 간증과 고민 등을 모아 책자로 만들었다. 지금의 ‘월간 교도소’다. 월간 교도소는 매달 20여곳의 교도소에 무료로 배송된다.
이 목사는 교정위원의 도움으로 검정고시를 통과한 후 복역 중 통신 신학을 공부했다. 지난해 11월 출소해 지난달 목사 안수를 받은 이 목사는 출소자들과 교정선교를 할 ‘교도소 찬양단’을 꾸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역에 제약이 생기면서 이 목사는 김 목사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먼저 열었다. 교회를 찾기 어려워하는 출소자들과 함께 예배하고, 재소자와 출소자의 간증을 영상으로 전하는 채널이다.
두 사람은 재소자를 위한 교정선교도 중요하지만, 출소자들의 자활을 돕는 사역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목사는 “교도소 안에선 회심하더라도 나오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위한 선교 환경은 굉장히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심지어 교회에서도 선입견과 이질감 때문에 함께 예배하기를 꺼려해 결국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사각지대를 돌아보며 이들과 함께 예배할 방법을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재소자, 출소자를 위한 선교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교도소 찬양단과 함께 교도소와 출소자 쉼터, 요양원 등에서 함께 찬양할 예정이다. 이 목사는 “재소자 출신이라 불신하는 분도 많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낮은 마음으로 이들과 공감하고 함께해 나갈 수 있다”며 “하나님을 만나 과거의 모든 것을 회개하는 삶을 몸소 보여 주며 재소자와 출소자의 재범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사역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