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의 적정가치 평가는 가능할까. 정립된 평가 방법은 없지만 ‘채굴’(암호화폐 생산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토대로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는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9일 “채굴산업이 대형화, 자본집중화돼 있어서 비트코인 하나를 얻는 과정에 평균적으로 들어가는 일종의 생산비용을 산출해볼 수 있다”며 “거기에 어느 정도 이윤을 붙여 매겨지는 게 암호화폐의 가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실제 가격은 유통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차이에 따라 결정되는 게 현실이다. 이 연구원은 “전 세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공급이 줄고 매수세가 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그렇게 결정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격이 적정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3~4년 동안 경험한 결과 암호화폐 가격이 결정되는 매커니즘에는 투기에 가까운 요소가 많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잠재력은 더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의 총채굴량은 2100만개로 한정돼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총채굴량의 약 88%가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씨티은행은 양적 완화가 2021년 12월까지 비트코인 가격을 개당 31만8000달러(약 3억6000만원)까지 올려놓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해 11월 내놨다. 세계적 펀드운용사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스캇 미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같은 해 12월 “펀더멘탈을 자체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의 적정가치는 40만 달러(약 4억4000만원)”라고 주장했다. JP모건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장기 목표 가격으로 14만6000달러(약 1억6000만원)를 제시하기도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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