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연 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3년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대면 수혜를 등에 업고 카카오톡 사업은 물론 콘텐츠와 핀테크·모빌리티 등 신사업 부문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 매출 4조1567억원, 영업이익 456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보다 각각 35.4%, 120.5% 늘어난 사상 최대 실적이다. 4분기 매출은 1조2351억원, 영업이익은 1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7%, 88.3% 증가했다.
호실적은 광고 서비스인 비즈보드의 성장이 이끌었다.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에 자리한 배너광고 비즈보드는 지난해 12월 기준 하루 평균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비즈보드·커머스를 포함한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한 2조1459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가 이끄는 신사업 부문 매출은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플랫폼 사업 매출이 늘었고, 카카오페이의 결제 거래액 증가, 금융 서비스 확대로 전년 대비 111% 증가한 5501억원을 나타냈다.
콘텐츠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3% 증가한 2조10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를 합병한 신규 엔터테인먼트 법인을 출범시키고, 올해 안에 북미·중국·동남아 등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엔터테인먼트 합병 법인이 글로벌에서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를 크게 확대하면서 올해 전체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사진) 이사회 의장이 전날 10조원이 넘는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카카오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김 의장의 사회 환원이 카카오의 기업 가치를 높이고, 더 나은 사회와 환경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나아가 우리 사회에 선진적 기업 경영과 기업 문화를 여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김 의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올해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신설한 ESG 위원회를 중심으로 12대 실천 분야를 정하고 80여개 추진 과제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코로나19 환경에서도 고용 창출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지난해 2043명을 신규 고용함으로써 종속회사를 포함한 공동체 인원이 1만명을 돌파, 1만644명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카톡 채널에 회원가입, 구매, 예약 등 비즈니스 도구를 출시한다. 여 대표는 “카카오는 더 쉽고 편한 디지털 일상을 위해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카톡 지갑과 이모티콘 정액제 등이 그 시작이며, 올해 공격적인 사업 확대와 카카오 공동체 기업공개(IPO)로 사업 성장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