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여전히 많아… 이웃 위한 섬김·나눔 힘 모을 때”

입력 2021-02-10 03:02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회복과 섬김을 위한 2021 부활절 캠페인’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찬양사역자 강찬 목사, 유 회장, 지형은(성락성결교회) 맹일형(왕십리교회)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1년이 넘었다. 코로나19를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비유하거나 언제 아침이 올지 모르는 새벽에 빗대기도 한다. 공통점은 어둠이다. 이 가운데 빛이 돼야할 교회는 빛을 잃어가고 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회복과 섬김을 위한 2021 부활절 캠페인’은 여기서 시작됐다. 어둠 속 잃어버린 빛을 다시 회복하자는 의미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 지형은(성락성결교회) 강찬(찬양사역자·기아대책 CCM홍보대사) 맹일형(왕십리교회) 목사를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만났다. 지 목사는 성동구교구협의회장, 맹 목사는 성동구 교경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참석자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강찬 찬양사역자 (기아대책 CCM홍보대사)
맹일형 목사 (왕십리교회)

-다들 회복을 외친다. 이번 부활절 캠페인에도 회복이 들어간다. 무엇의 회복인가.

유원식 회장=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회복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건 그럴듯하게 보여주면서 이웃 사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 게 지금의 우리 모습이지 않나 생각한다.

지형은 목사=지금의 한국교회 모습을 보면 사회로부터 멀리 떨어진 섬 같다. 사회적 신뢰가 바닥이다. 신뢰의 회복이랄 수 있겠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유 회장=성경에 복음서가 4개 있다. 거기에 복음서를 하나 더 넣으라고 한다면 ‘그리스도인’이라는 복음서가 들어가야 한다. 기독교인들이야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 쓴 복음서를 보겠지만, 비기독교인들은 그들이 쓴 복음서가 아닌 현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본다. 섬김과 나눔으로 이웃 사랑의 모범을 보이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성경에 밑줄 그어온 삶에서 삶에 밑줄 긋는 그리스도인이 돼야 한다.

지 목사=교회의 사회적 신뢰 상실은 현상이고 결과다. 근본 원인은 신앙적 신뢰를 잃어버린 데 있다. 신앙적 신뢰는 교회와 하나님과 관계다. ‘교회가 좀 더 커지면 좋겠다’ ‘대형교회 목회자가 되고 싶다’ 이런 얘길 많이 듣는다. 하나님과 관계가 순수하다 할 수 있을까. 이 순수성을 찾아야 한다. 그럴 때 바울의 말대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편지’가 될 수 있다.

-캠페인을 통해 흘러갔으면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강찬 목사=십자가다. 캠페인 기간이 예수의 십자가 사랑을 기억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 많다. 각자가 고난의 시간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생각하며 부활의 소망을 품었으면 한다. 소망이 있으면 어떤 상황도 극복할 수가 있다.

유 회장=‘그리스도인인 나는 누구인가’ 이게 기본에 깔렸으면 한다. 결국 이 질문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로 이어진다. 코로나19 시기 예수님이라면 그의 사랑을 어떻게 나누셨을까.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했으면 한다.

-묻고 싶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유 회장=소외된 이웃을 찾아갔을 것 같다. 제도적으로 복지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의외로 많다. 다행인 것은 교회가 이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우린 너무 땅 끝만 바라봤는지 모른다. 교회가 속한 지역, 바로 옆의 이웃에 대한 사랑과 섬김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지 목사=지금 기독교를 보면 폐쇄성이 강하다. 그러나 모든 교회의 출발은 동네 교회다.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 각각 힘든 이유가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다르겠지만, 여기에 상관없이 어려운 이웃들 누구에게나 손을 내미는 교회가 돼야 한다.

-캠페인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유 회장=두 가지 큰 틀에서 이뤄진다. 하나는 오는 23일부터 부활절까지 매주 화요일 6주간 열리는 ‘온라인 연속기도회’다. 강 목사가 2, 4주차 찬양 인도자로, 지 목사가 첫 주 설교자로 선다. 다른 하나는 이웃 사랑 실천의 일환인 ‘희망상자 나눔’이다. 교회와 기아대책이 각각 5만원씩 후원해 10만원 상당의 희망상자를 소외 이웃에 전달하는 운동이다.

맹일형 목사=성동구교구협의회는 기아대책과 희망상자 나눔을 성동구청 성동경찰서와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지역 소외 계층을 돕는 데 교회라는 울타리를 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유 회장=성동구와 같은 움직임이 전국 150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웃에 대한 책무가 무엇인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 책무는 다른 말로 섬김과 나눔이다. 이는 행함으로 나타나야 한다.

정리=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