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8일 진행된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선 문재인정부 국정 운영을 두고 국민의힘과 내각 사이 날 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레커(wrecker·견인차) 대통령’에 비유하는 등 일부 막말이 나오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상대로 “레커 대통령이란 말을 들어봤느냐”고 물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생색을 내거나 쇼가 필요할 때 교통사고 때 레커가 오는 것처럼 귀신같이 달려오는 대통령이란 의미”라며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정 총리는 정색을 하며 “의원님, 서초구 출신이시냐”고 물은 뒤 “서초구민들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좀 해 달라”고 맞받았다.
두 사람은 대정부 질문 내내 신경전과 비아냥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뉴타운 400여곳 백지화, 초과이익환수제 정책과 임대차 3법 등을 거론하며 “어느 정부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부동산 가격 폭등, 전세대란”이라고 쏘아붙였다. 정 총리는 “의원님 말씀을 듣다보니 아파트값 폭등은 문재인정부가 아닌 서울시 탓이고, 임대차 3법도 국회가 통과시킨 것이니 서울시와 국회가 폭등 주범인 것처럼 들린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이 다시 “아파트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하자 정 총리는 “수요와 공급이 기본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대한민국 아파트값이 시장원리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투기세력을 거론했다. 이어 박 의원과 정 총리는 “경제학 배웠느냐” “안 배운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누구 경제학이냐” “모든 경제학이 다 그렇다” “그건 초등학생용이다” “초등학교든 대학교든 원리는 모두 같다”며 말싸움을 벌였다.
인신공격성 발언도 오갔다. 박 의원이 “국회의장 하다가 총리가 돼서 대통령께 머리를 조아리더니…”라고 비꼬자 정 총리도 “누가 머리를 조아리느냐”고 폭발했다. 박 의원이 “그 판단은 국민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굽히지 않자 정 총리는 “지금이 조선왕조 시대냐. 국회에서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본회의장에서는 고성과 야유가 양당에서 쏟아졌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선 아스트라제네카(AZ)의 고령층 접종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65세 이상의 경우에는 충분하게 임상시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만약 제한이 있게 되면 다른 백신을 어르신께 접종하면 된다. 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 조치가 너무 늦었다’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감사계획을 세우기 전에 검찰이 관련 대학에 대한 전면 압수수색과 수사를 시작해 감사를 할 수 없었다”며 “교육부가 감사를 해서 입시 부정을 확인해 입학 취소를 요구했던 정유라씨의 경우와 다르다”고 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