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제자화?… 형식·조직 강조하는 ‘교회 제도주의’를 버려라

입력 2021-02-10 03:05
수원 예수마을셀교회 성도들이 2018년 5월 경기도 안산 엔케렘 수양관에서 열린 제34차 행복치유수양회에서 포옹을 하고 있다.

오스왈드 샌더스는 그의 책 ‘영적 제자도’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수님이 세계복음화를 염두에 두고 선택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주신 사명은 제자가 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현대교회는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고 신앙의 변덕이 심하다. 최소한의 노력과 희생으로 최대한의 기도응답과 빠른 결과를 보기 원한다. 그러나 쉽고 빠르게 제자가 되는 길은 없다.”

지난 30여년간 ‘평신도 제자화’에 매진해 왔지만, 결코 쉽지 않은 사역임을 절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는 반드시 해야 한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려면 필연적으로 해야 할 사역이 ‘평신도의 제자화’이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핵심적으로 보여주신 사역이 ‘소그룹을 통한 제자화’였다. 건강한 교회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초대교회는 평신도의 제자화에 힘썼다.

신약 성경에는 ‘제자’라는 단어가 총 269회 등장한다. 반면 ‘그리스도인’은 3회, ‘신자’는 2회밖에 없다. 제자화 사역의 핵심 성경 구절은 마태복음 28장 18~20절이다. 이것은 주님의 직접적인 지상명령이다. 따라서 교회의 모든 성도는 예수 믿고 천국 티켓만 받아놓은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 모든 성도는 주님의 명령대로 제자 삼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평신도의 제자화 사역을 막는 장애 요인이 있다. 그것은 형식과 전통, 조직을 강조하는 교회의 제도주의다. 성도들 앞에 놓여 있는 제자화 비전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제도주의의 벽을 깨야 한다. 교회는 평신도를 통해 사역을 확장해 나가는 데 깨어있어야 한다.

현대교회는 사역의 몇 가지 잘못된 견해를 갖고 있다. 목회자만 중요한 영적 사역을 할 수 있다는 것과 하나님께서 모든 신자를 똑같이 ‘왕 같은 제사장’으로 여기신다는 것이다. 두 가지 개념을 동시에 갖고 있어 갈등한다.

하나님의 사역이 확장되고 교회가 건강해지려면 평신도가 자유롭게 사역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평신도가 중요한 영적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특히 평신도가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제자 삼는 사역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그 장을 마련해 줘야 한다.

교회는 뛰어난 한 명의 지도자보다 사역자로 잘 훈련된 다수의 평신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평신도를 셀리더로 여기고 그들의 지도력 개발에 전념해야 한다.

이러한 지도력 개발은 목회자가 주도하는 제자훈련과 평신도가 주도하는 제자양육이라는 두 축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두 방면의 훈련과 양육은 수많은 셀리더를 확보하게 되고 결국 목회자는 수많은 동역자 사역자들을 얻게 된다. 자연스레 교회는 건강해지고 부흥한다.

한국교회는 대다수 교회가 시행하는 목회자 주도의 제자훈련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평신도가 주도하는 셀 제자양육이야말로 현대교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 사역이다.

교회를 세우는 초기 목회자는 소그룹 리더가 될 사람을 발굴하고 그들을 훈련하는 데 가장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 성도 중 가능성 있는 사람을 선발하고, 양육·훈련하는 일을 통해 소그룹 리더로 세우는 것은 눈물 흘리며 씨를 뿌리는 일과 같다.

그 결과 리더가 세워지고 그들이 소그룹을 맡아 이끌게 해야 한다. 교회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때, 목회자는 결실을 보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목회자는 교회가 소그룹 체질로 변화됐고 소그룹 리더들이 세워졌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저절로 각 소그룹이 잘 운영되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소그룹 리더는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회자 주도의 제자훈련을 넘어서 교회의 99%를 차지하는 평신도들이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제자 삼는 사역, 즉 ‘셀 제자양육’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소그룹 리더들이 개발된다.

예수마을셀교회는 ‘소그룹을 통한 제자화’를 핵심가치로 2003년 6월 수원 화서역 작은 상가를 임차해 시작했다. 교회설립 7년 만인 2010년 성전건축이라는 기적을 경험했다.

교회설립 후 17년 동안 하나님 나라와 교회비전을 위해 생명을 거는 신실한 제자, 사역자를 다수 세웠다. 주님께서 명하신 ‘소그룹을 통한 제자화’를 핵심가치로 목회자가 주도하는 제자훈련과 평신도가 주도하는 제자양육의 두 축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평신도를 제자화해서 교회 주역이 되도록 할 때 교회는 건강해진다. ‘셀그룹 제자양육’은 평신도를 제자화하는 데 중요한 축이다. 많은 교회가 셀그룹 제자양육을 통해 건강한 교회로 세워지길 기대한다.

박영 목사 (수원 예수마을셀교회)

[코로나19시대 셀 제자양육을 말한다]
▶⑮
▶⑯
▶⑰
▶⑱
▶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