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나경원, 나경원→안철수… 물고 물리는 후보들

입력 2021-02-09 04:07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전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왼쪽부터)이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여야 후보 간에 물고 물리는 혼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8일 국민의힘 예비후보 나경원 전 의원의 결혼·출산 지원 공약을 두고 나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나 전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국민의힘 다른 주자들은 나 전 의원을 공격하는 등 본경선을 시작한 야권 후보들의 기싸움도 본격화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CBS 라디오에서 신혼부부에게 1억17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나 전 의원 공약을 언급하며 “결혼이나 출산이라는 문제를 돈과 연결해서 가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혼과 출산의 기본 가치는 행복이다. 삶을 행복하게 해주고, 아이를 기르기 쉽게 만드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즉각 반격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박영선 후보님, 달나라 시장이 되려고 하시느냐”며 “묻고 싶다. ‘어떻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드릴 것인가. 그 ‘how to’(방법) 중 주거 안정을 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최고점 본경선 진출자로 알려진 나 전 의원을 집중 공격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강성 보수인 황교안 나경원 투톱의 당 운용 결과가 지난 총선 결과”라며 21대 총선 패배 책임을 나 전 의원에게로 돌렸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나 후보가 들으면 불편할 수 있지만 저희는 여성계에서 기득권”이라며 여성 가산점 10% 포기를 거듭 제안하며 나 후보를 압박했다.

나 전 의원은 안철수 대표를 저격하며 비판 시선을 외부로 돌렸다. 나 전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안 대표의 국민의당”이라며 “(안 대표가) 이런 상황을 가져오고 야권 후보로 (지금) 열심히 뛰니까 참 모순적인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노무현정부 출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선거캠프 고문으로 영입했다.

국민의힘 내 후보 간 비방전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 각자 자기가 하는 도리가 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면서 경쟁하는 게 옳지 않으냐”며 자제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후보자 기호 추첨을 위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기호 1번부터 오신환 전 의원, 오 전 시장, 나 전 의원, 조 구청장 순으로 번호를 배정받았다.

이가현 김동우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