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즈 감시 장거리 레이더 국산 기술로 개발한다

입력 2021-02-09 04:03
장비 운용 개념도

군이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을 감시하는 데 활용하는 장거리 레이더를 국내 기술 로 개발 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으로부터 장거리 레이더를 들여와 사용한 지 약 30년 만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8일 LIG넥스원과 460억원 규모의 장거리 레이더 체계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체계개발 이후 양산을 통해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만이 자체 기술로 장거리 레이더를 생산하고 있다.

장거리 레이더(고정형·이동형)는 KADIZ 내 항공기 등을 감시, 식별하는 레이더다. 이 레이더들이 탐지한 자료는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로 전송돼 방공작전에 활용된다. 이번에 자체 개발을 결정한 것은 고정형 장거리 레이더로, 주요 해안과 내륙 지역에 10여대 배치돼 있다.

하지만 노후화로 교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군이 운용하는 장거리 레이더는 1990년 이전 미국에서 도입된 탓에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장거리 레이더의) 노후화로 인한 고장도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3년 12월 KADIZ 범위가 이어도와 마라도, 홍도 상공까지 확대되며 ‘레이더 사각지대’가 발생하자 성능 개선 요구가 커졌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이 잦아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레이더가 노후해 중·러 군용기의 KADIZ 침입에 따른 대응이 늦어진다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나왔었다.

실제로 중·러의 KADIZ 진입 횟수는 2018~2020년 150여회에 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중·러의 전투기와 전략폭격기, 조기경보통제기 등이 남해와 동해 KADIZ를 잇따라 침범하면서 군에 비상이 걸렸었다. 정기영 방사청 감시전자사업부장은 “성공적인 체계개발에 이어 전력화 완료 시 KADIZ에 대한 보다 면밀한 감시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