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탄소 배출을 줄여 창조세계를 회복하려는 그리스도인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주도하는 ‘2021 경건한 40일, 탄소금식 캠페인’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가 새로 동참하는 등 복음주의권도 합류했다.
유미호 살림 센터장은 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선교국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생태정의위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 더해 성결을 강조하는 기성 총회가 새로 탄소금식 캠페인에 참여했다”면서 “교파를 초월한 목회자연합 단체와 개별 교회의 협력 요청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장합동의 경우 사순절 절기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데 부활절 직전 고난주간에 탄소금식을 실천하도록 돕는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유홍근 기감 선교국 사회농어촌환경부장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환경운동에 교단 소속 교회들이 적극 참여하길 독려 중”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며 절제운동에 참여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탄소금식을 통해 우리가 지구에 고통을 주며 누리고 있던 것을 회개하고, 지구의 아픔을 덜어주는 거룩한 습관을 들이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살림의 탄소금식 캠페인은 어른용과 어린이용이 따로 있다. 성인은 또다시 주간 단위 탄소금식과 일간 단위 탄소금식으로 구분된다. 캠페인은 사순절의 시작인 오는 17일 재의 수요일에 맞춰 시작되는데 주간 단위의 경우 아무것도 사지 않기, 일회용(플라스틱) 금식, 고기금식, 전기 사용량 줄이기, 종이금식, 전등 끄고 기도의 불 켜기, 지구를 살리는 거룩한 습관 만들기 등을 7주 동안 실천하게 된다. 탄소 배출이 인간의 소비활동과 연계돼 있음을 직시하는 한편 발전산업과 축산업 등 온실가스 다량배출 분야를 고려한 개인 차원의 생활습관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일간 단위 탄소금식은 더 구체적이고 즉각 실천할 수 있는 지침으로 구성돼 있다. 패스트푸드 금식, 스티로폼 안 쓰기, 에코백 사용하기,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일회용 플라스틱병 거절하기, 가정 사무실에 화분 가져다 놓기 등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지 설명한다.
어린이 탄소금식의 경우 학용품에 이름 쓰기부터 실천한다. 살림은 “내가 가진 연필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라고 물은 뒤 “저 멀리 숲에 있는 나무를 잘라서, 깊은 땅속에 있는 흑심을 캐내어”라고 답한다. 지우개 가방 등의 물품을 아껴 쓰는 것이 기후변화를 막는 행동임을 자연스레 느끼게 한다. 이 밖에 종이컵 사용하지 않기, 꼭 필요할 때만 냉장고 문 열기, 물 받아서 세수하고 양치하기 등도 강조한다.
유 센터장은 “창조세계를 돌아보는 설교문 제공과 공동기도회 개최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장창일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