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수주 절벽을 겪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연초부터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황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올해 수주 목표량을 일제히 올린 국내 조선사 ‘빅3’는 새해 초부터 일감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에 있는 선사들과 총 1520억원 규모의 선박 3척을 수주했다고 8일 밝혔다. 중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과 4만t급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1척이다. PC선 계약에 동급 선박 관련 옵션도 한 척 포함돼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이른바 국내 조선사 빅3는 올해 첫 수주 시기를 지난해보다 크게 앞당긴 후 앞다퉈 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5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수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0척, 17억 달러(1조9040억원)의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5척을 수주해 6억 달러의 계약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초대형 LPG 운반선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내 유럽 지역 선주와 LNG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을 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체결한 건조의향서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면 수주 금액은 약 1조1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세계 조선업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영국의 해운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발주는 지난해보다 23.7% 증가한 2380만 CGT(총화물톤수)로 예상했다. 업황 회복의 가장 큰 수혜자는 수주량 세계 1위인 국내 조선업계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 규모가 지난해보다 23.1% 증가한 225억 달러일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조선 3사는 올해 수주 목표량을 지난해보다 크게 늘린 바 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