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집 맡겨진 10살 아이 욕조서 숨져… 온몸에 멍

입력 2021-02-09 04:04

이모집에 맡겨진 10살 여자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의 온몸에서 멍자국이 발견되는 등 아동학대가 의심되자, 경찰은 이모 부부를 긴급체포해 조사에 나섰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8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혐의로 A양(10)의 이모 B씨와 이모부(40대)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A양은 이날 낮 12시35분쯤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B씨의 아파트 화장실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모의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A양은 결국 숨졌다. 이 과정에서 병원 의료진은 A양의 몸에서 멍자국을 발견했고,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학대 혐의를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B씨 부부는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사실은 있다”고 진술했다.

A양은 3~4개월 전 친부모와 떨어져 이모에게 맡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 B씨는 “이사 문제로 동생이 애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맡아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B씨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A양이 욕조에 왜 빠졌는지 등 철저한 조사를 통해 명확한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용인=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