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나루~동작역 한강변이 거대 공원을 방불케 하는 ‘녹색길’로 거듭난다. 콘크리트 바닥과 철제 장애물 대신 흙바닥과 벚나무, 쉼터, 여가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한강대교 남단, 여의나루~동작역 한강변 5.6㎞ 구간을 ‘걷기 편한 녹색길’로 재탄생시킨다고 8일 밝혔다. 이 구간은 탁 트인 한강 전망을 가진 명소인데도, 오랫동안 낙후된 채 방치돼 있었다.
먼저 여의나루역~원효대교 구간 칙칙한 콘크리트 강변길을 녹지가 우거진 보행로로 대체한다. 맞닿아있던 보행로와 자전거길 사이에도 띠 녹지를 조성해 자전거·보행자를 안전하게 분리한다.
또 유람선 선착장 부근에는 생태계와 조류를 관찰하고 남산을 바라볼 수 있는 ‘그린카펫테라스’를 조성한다. 원효대교 아래쪽에는 주차장과 연계된 쉼터를 만들 예정이다.
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인 샛강생태공원 여의마당 부근은 식물원길로 꾸민다. 스스로 빗물을 정화하도록 설계된 정원과 계단식 광장 등 다양한 휴게시설이 설치된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샛강으로 이어지는 큰길에는 벚나무를 추가로 심어 매년 봄 벚꽃이 만개하는 명소로 조성한다.
아울러 한강철교 주변의 보행로폭을 넓혀 한강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노량대교 시작부 그늘에 여러 각도의 한강뷰를 조망할 수 있는 ‘노들다단마루’를 설치한다.
한낮에도 어둡고 칙칙했던 노량대교 밑 공간에 대한 개선공사도 진행된다. 노량대교 신교와 구교 사이로 햇빛이 들어올 수 있게 한다. 기존에는 신·구교 사이에 철판이 깔려 있어 햇빛이 차단됐다. 한강대교로 이어지는 길에는 계단형 쉼터인 ‘노들테라스’와 꽃잎 모양의 휴식공간 ‘벚꽃테라스’를 구축한다.
주거지역과 가까이 있는 흑석나들목에는 한강과 주거지를 연결하는 보행데크가 신설되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기구 존이 조성된다. 주민들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열 수 있도록 테이블과 벤치 등으로 구성된 휴게시설도 곳곳에 생긴다.
반포천 합류부에서 동작역까지는 ‘수변 정원길’로 꾸민다. 기존 낡은 쉼터와 보행길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예정이다. 동작역 주변 수변길에는 전망공간인 ‘한강 미리보기’를 신설한다.
서울시는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한강코드(HANGANG CODE)’를 이번 한강변 공사의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시는 한강코드 기본 및 실시설계를 구체화해 이번 발표안을 확정했다. 공사는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시행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