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 민주주의와 거리 멀다… 극한경쟁 있을 것”

입력 2021-02-09 04:0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던 2015년 9월 24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자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서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또 미·중 사이에 “극한 경쟁(extreme competition)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뉴스 매체와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그는 매우 영리하고, 터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비판이 아니라 실제로 그러한데, 그(시 주석)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나는 줄곧 그에게 우리는 충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왔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극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그(시 주석)가 아는 방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나는 트럼프가 했던 방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국제적 규칙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중국 강경 기조를 공식화하면서도 동맹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연대해 대처해 나갈 것임을 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의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다. 일본 매체들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첫 쿼드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봉쇄에 동맹국들의 도움을 요청하면서 한국에 참여를 요구할 경우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또다시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축전을 보내지 않았고 미·중 정상 간 통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와 통화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나는 그를 매우 잘 안다. 우리는 할 얘기가 매우 많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핵 문제와 관련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되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먼저 제재를 해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이란이 먼저 우라늄 농축을 멈춰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답변 없이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