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물, 새 이야기 절실… 국힘, 서울·부산 경선 관전포인트

입력 2021-02-08 00:05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이 7일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경선 후보자 기호 추첨을 한 뒤 서로 손을 잡으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훈 이언주 박민식 박형준 예비후보. 연합뉴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국민의힘 본경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1대 1 후보 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문제 등을 부각시켜 관심을 끌어모으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당 내부에선 서울시장 경선이 ‘나경원 대 오세훈’ 양강 구도로 좁혀지면서 새 인물이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제3지대’ 경선에 나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은 다음 달 1일 단일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7일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후보자 기호 추첨을 위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부산을 상징하는 롯데 자이언츠 응원 용품을 목에 두른 이언주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냥 두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조금 앞서다 보니 공공의 적이 된 느낌인데 이젠 공공의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막판 경선 과열로 네거티브 공세가 심화할 경우 자칫 본선 패배라는 뼈아픈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은 설 전 자신을 알릴 선거 이벤트가 미디어데이 한 번에 그친 데 대한 불만도 내비쳤다. 정치 신인으로 ‘신인 트랙’을 적용받지 않고도 본경선에 오른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정치 세대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식 전 의원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면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8일 미디어데이를 앞둔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이날 현장 행보에 공을 들이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은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38만개 일자리를 공약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관악구 봉천동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소통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도 각각 언론 인터뷰와 청년자문단 발대식 일정을 소화하며 주목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들은 설 전 토론회 개최를 거듭 주장하고 있다.

경선 레이스가 막판 네거티브 비방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오 전 의원이 나 전 의원의 ‘신혼부부 1억원 이자 지원’ 공약을 놓고 “나경영(나경원+허경영)이냐”고 비난했다. 나 전 의원은 “경쟁 과정에도 품격을 잊어선 안 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오 전 시장은 나 전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0년을 쉰 분”이라며 자신을 비난한 데 대해 “10년 동안 쉰 적이 없다”고 받아쳤다.

부산에서는 최근 비교적 높은 여론 지지율을 보인 박 교수가 타깃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내 경선이 근거 없는 비방전으로 흐를 경우 결국 본선에서 여당 후보들만 돕는 적전분열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 관계자는 “‘카더라’식 비방이 심해질 경우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측 실무진은 첫 실무협의를 열고 ‘문재인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평가’ ‘정책 및 서울미래비전 제시’ 등을 주제로 후보 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토론회 횟수와 시기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실무협상 논의도 계속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안 대표 관계자는 “안심번호 신청 등 여론조사에 필요한 실무 준비만으로도 2주 넘게 걸린다”며 “설 직후에는 실무 협상을 시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