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야권 단일화가 순풍을 타고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이 끝나는 다음 달 4일 전에 단일화 후보를 내겠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설 전 첫 토론을 하자”며 안 대표가 제시한 단일화 조건을 수용했다. 두 사람은 이르면 이번 주 내 단일화 방식에 관한 실무 협상에 돌입한다.
안 대표는 4일 국회에서 금 전 의원과 30여분간 회동한 뒤 “금 전 의원 뿐 아니라 국민의힘 후보들까지 모두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 아니냐”며 “정책과 비전 경쟁을 통해 야권은 다르다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결정되기 전인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단일화를 이루겠다며 곧 실무진이 만나 토론 일정과 여론조사 방식 등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관심이 유지돼야 하기에 설 전 토론회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안 대표에게 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여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누가 이길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와 비교해 낮은 지지율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금 전 의원은 “지금 누가 높고 낮고는 의미가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2차 경선으로 범야권 단일화를 이루자는 안 대표의 단일화 조건도 금 전 의원은 수락하기로 했다.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의 제3지대 경선 참여 가능성에 대해 금 전 의원은 “지금은 저하고 안 대표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조 대표도 “국민의힘이 아닌 진보 진영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주도하는 경선 참여에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 강연자로도 나서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금 전 의원은 “야권이 판을 바꾸고 승리하려면 새 인물을 써야 하고 그게 제가 상징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합리적이고 상식에 맞는 사람들을 모아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한 스케줄이 정리된 것에 대해 매우 반갑게 생각한다”며 “단일화 과정이 정리된 만큼, 모두 한 식구라는 마음으로 상호 비방 등 불미스러운 언행은 멀리하고 아름다운 경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