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시대 영화관 감성 느낄 수 있는 ‘홈 프로젝터’ 인기

입력 2021-02-07 20:57 수정 2021-02-07 22:00
직장인 박다정(30)씨는 최근 영화감상용 프로젝터를 장만했다. 퇴근 후 맥주 한 잔과 함께 대화면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감상하는 즐거움에 빠졌다. 별도 스크린 없이 방 한쪽 벽면에 빔을 투사하면 돼 사용하기도 간편했다. 안락한 집 안에서 생동감 있는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 지인들에게도 구매를 권하고 있다.

모델들이 집 안에서 가정용 프로젝터 이용해 영화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 삼성전자 ‘더 프리미어’(위 사진)와 LG전자 ‘시네빔 레이저 4K’ 제품을 각각 사용하고 있는 모습. 각사 제공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 ‘쑥쑥’

코로나19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홈 프로젝터’의 수요가 늘고 있다. 설치 장소의 제약이 적어 영화관에 가기 꺼려지는 시국에 대형스크린을 향한 갈증을 해소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확산과 제품 가격 하락세에 힘입어 점차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PMA는 글로벌 홈 시네마 프로젝터 시장이 올해 13억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4년 22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약 2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홈 시네마용 프로젝터 시장은 지난해 1분기 기준 LG전자가 점유율 40%대로 선두를 지키고 있고 엡손, 뷰소닉, 벤큐 등 해외 업체가 10%대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다.

과거에는 스크린 크기 확보를 위해 3~4m 거리가 필요했던 투사형 프로젝터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벽과 밀착한 거리에서도 100인치대 화면을 띄울 수 있는 초단초점 프로젝터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출시 활발

국내에선 LG전자가 ‘LG 시네빔’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9년 만에 프리미엄급 프로젝터 신제품을 출시한 삼성전자가 맞붙는 양상이다.

LG전자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LG 시네빔 레이저 4K(HU810PW)’는 4K UHD(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해 고화질의 입체적 영상을 구현한다. 제품과 스크린 사이가 10㎝만 돼도 최대 120인치 대화면을 볼 수 있다. 신제품은 어느 위치에 두고 보더라도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모양의 화면을 투사할 수 있는 ‘트리플 화면조정’ 기능을 탑재했다. 렌즈 방향을 상·하·좌·우로 조정할 수 있고, 최대 1.6배로 화면 확대가 가능하다. 화면 테두리 12개 지점에서 화면을 늘리고 줄이는 기능도 탑재됐다.

제품에는 LG 스마트 TV에 적용된 플랫폼 ‘webOS 4.5’가 탑재됐다. 인터넷 검색은 물론이고 다양한 OTT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별도 주변 기기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음성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가격은 379만원이며 초단초점 모델은 589만원이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가정용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는 초단초점 방식으로 출시됐다. 트리플 레이저가 적용된 고급형 모델과 싱글 레이저가 적용된 보급형 모델로 분류된다. 고급형 모델은 최대 130인치까지 스크린을 확장할 수 있으며 4K 화질을 즐길 수 있다. 40W에 달하는 내장 우퍼, 어쿠스틱 빔 서라운드 사운드를 적용했다.

TV에서 사용 가능한 스마트 기능도 탑재해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고급형 모델이 749만원, 보급형 모델이 449만원이다. 높은 가격에도 출시 한 달 만에 300여 대가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더 프리미어와 LG 시네빔 레이저 4K는 동일하게 200만 대 1의 명암비를 구현한다. 밝기는 더 프리미어가 2800안시루멘, 시네빔 레이저 4K가 2700안시루멘이다. 두 제품 모두 밝은 환경에서도 고화질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글로벌 강자인 엡손은 최근 프리미엄 스피커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초단초점 프로젝터 ‘EH-LS500W’를 출시했다. 제품에는 스마트 운영체계(OS)가 탑재돼 있으며 컬러 밝기와 백색 밝기가 모두 4000루멘으로 높다. 또 ‘4K PRO UHD’ 기술로 최대 130인치 대화면 구현이 가능하다.

하위 모델인 ‘EH-LS300W’에도 스마트 OS를 탑재했으며 120인치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제품은 별도로 스피커를 구입하지 않아도 2.1채널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가격은 EH-LS300W 모델이 289만원, EH-LS500W 모델은 355만원이다.

밝기·가격 등 고려해야

기존 대부분 프로젝터가 어두운 환경에서만 선명한 화면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최근 제품은 기술 진화를 통해 밝은 환경에서도 뚜렷한 영상을 제공하도록 제작됐다. 밝기를 나타내는 1루멘은 촛불 1개를 켠 밝기다. 다만 제조사마다 밝기를 표현하는 단위에는 안시루멘·루멘 등으로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전히 수백 만원대의 가격대가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고가의 홈 시네마 제품 대신 소형 포터블 프로젝터를 구매할 경우 가격대가 50만원대 이하로 내려가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는 비즈니스용 프로젝터 제품의 비중이 높았는데 최근에는 가정용 신제품 출시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구매 전 A/S 가능 여부와 밝기와 명암비 등을 두루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