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보습'이다.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 봄, 가을뿐 아니라 여름철에도 적절한 보습은 필수다. 그래서 화장품을 많이 바르지 않는 경우에도 대체로 갖춰놓는 게 '수분크림'이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전문가들과 함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수분크림 제품을 비교·평가해 봤다.
수분크림 인기 제품은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달 주요 유통업체로부터 베스트셀러를 추천받고, 평가 제품 5개를 선정한다.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 오픈마켓 11번가, 백화점으로부터 베스트셀러(표 참조)를 받은 뒤 각 채널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과 최저가·최고가 제품 등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
이번 수분크림 평가에는 올리브영 베스트셀러 1위 ‘닥터지 레드블레미쉬클리어 수딩크림’(70㎖·3만6000원), 11번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프리메라 알파인베리 워터리 크림’(50㎖·3만3150원), 백화점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크리니크 핑크 수분크림’(75㎖·5만5000원)을 먼저 선정했다. 여기에 최고가 제품인 ‘바비브라운 엑스트라 리페어 모이스춰 크림’(50㎖·15만6000원)과 최저가 제품인 ‘비욘드 엔젤아쿠아 수분크림’(150㎖·2만4000원)을 평가 대상에 추가했다. 제품은 서울 송파구 올리브영과 백화점, 11번가에서 직접 구매했다. 제품 가격은 판매하는 곳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매번 ①~⑤ 번호가 붙은 통에 옮겨 담아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한다. 수분크림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미선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함께했다.
평가자들은 발림성, 흡수력, 보습력, 영양감, 지속력 등 5개 항목마다 점수를 매겼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토대로 1차 종합평가 점수를 낸 뒤 각 제품의 전성분과 10㎖당 가격을 확인하고 최종 평가했다. 모든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진행된다.
중소 브랜드가 압도
1위는 닥터지 ‘레드블레미쉬클리어 수딩크림’(4.5점)이었다. 닥터지는 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더마 화장품 브랜드다. 피부 자극을 덜 받으면서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순한 성분을 쓰는 브랜드로 알려졌다. 닥터지 제품은 전성분 평가에서 만점을 기록했고, 발림성과 보습력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1차 평가에서는 2위였으나 성분과 가성비에서 호평받으며 최종 1위에 올랐다.
김미선 원장은 “이 제품은 부드럽게 바르기에 사용감이 좋고 보습이나 영양 등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제품”이라며 “주의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데다 가격도 합리적이라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윤정씨는 “피부 진정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포함돼 있어서 예민하거나 트러블이 있는 피부에도 부담 없이 사용하기에 좋은 제품”이라며 “진정 효과 있는 수분크림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했다.
2위는 ‘프리메라 알파인베리 워터리 크림’(3.75점)이 차지했다. 프리메라 제품은 흡수력, 보습력, 영양감, 지속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진영 원장은 “흡수가 잘 되고 흡수된 뒤에도 보습이 좋아서 당기는 느낌이 거의 없다. 지성피부에도 부담 없고 건성 피부에도 불편하지 않은 제품인 데다 가성비까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김정숙 교수는 “바르면 피부에 생기가 느껴지고 자기 전에 바르면 아침까지 영양감이 느껴지는 제품”이라며 “시간이 지나도 건조하지 않아 건성 피부나 겨울 사용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3위는 ‘비욘드 엔젤아쿠아 수분크림’(3.5점)이었다. 흡수력이 좋고 안전한 성분들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숙 교수는 “끈적임이 없어 산뜻한 느낌의 제품으로 화장을 한 뒤에도 밀리지 않아서 무난하게 사용하기에 좋다”며 “영양감은 약한 편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건조하지 않고 전성분과 가성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4위는 ‘크리니크 핑크 수분크림’(1.75점)이었다. 이 제품은 흡수력과 발림성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나 영양감과 전성분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김미선 원장은 “흡수는 잘 됐지만 지속력이 다른 제품보다 낮았고 주의성분인 비에이치티 등이 포함된 게 아쉽다”고 했다. 고진영 원장은 “흡수 후 끈적임이 없어서 청량감이 좋았으나 당기는 느낌이 있다”며 “건조한 피부보다는 지성 피부에 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5위는 ‘바비브라운 엑스트라 리페어 모이스춰 크림’(1.5점)이었다. 이 제품은 영양감 만점에 보습력, 지속력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1차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방부제,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포함된 데다 너무 비싸다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최윤정씨는 “수분감, 영양감이 최고였으나 다른 제품에 비해 성분이 아쉬웠다”며 “노화가 시작된 경우 성분이나 가성비를 따지지 않는다면 사용하기에 가장 좋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