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독서모임으로 치유하세요”

입력 2021-02-05 03:02
기침 교회진흥원이 지난해 7월 가진 첫 독서모임 모습.

이희원(백향목교회 협동) 이승용(수원능력교회) 유영운(약속의교회) 목사가 지난달 31일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책 이야기를 시작했다.

침례신학대 기독교상담학과장을 지낸 가족관계연구소 정동섭 소장의 ‘자존감 세우기’가 주제였다. 두 시간가량 이어진 대화는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의 상담과 치유를 담은 책 이야기보다 ‘목회자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이야기로 채워졌다.

이 목사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시대에 목회자들의 자존감은 많이 떨어졌다. 코로나블루를 호소하는 목회자도 있다”며 “이날 우리는 책을 통해 ‘우리는 누구인지’ ‘사명은 무엇인지’ 등 본질적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했다”고 말했다.

세 목사는 기독교한국침례회 교회진흥원과 신성회독서상담교육원(신성회)이 지난해 10월부터 공동으로 진행한 제2회 ‘치유가 일어나는 독서모임 세미나’의 6주간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지금은 10주간 조별 실습 과정을 밟고 있다. 이날 온라인모임도 조별 실습 과정 중 하나였다.

진흥원은 ‘치유가 일어나는 독서모임 세미나’를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다. 지난해 신성회 설립 30주년을 맞아 이영애 이사장은 2007년 발간된 ‘치유가 일어나는 독서모임’의 증보판 출간 협의를 위해 진흥원을 찾았다. 이요섭 진흥원장은 “증보판 작업 과정에서 독서가 코로나 시대에 치유의 결실을 보는 귀한 사역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진흥원은 지난해 6월 신성회와 업무협약을 하고 한 달 뒤 증보판 출간과 함께 1차 세미나를 했다. 10월부터 2차 세미나를 했고 오는 27일부터 3차 세미나를 시작한다. 매번 30명 넘게 세미나에 참여했다.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선교사도 있었다. 온라인으로 열리기에 가능했다.

프로그램은 독서모임을 이끄는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6주간 교육, 10주간 실습으로 진행했다. 이영애 이사장 등이 독서모임의 이론적 토대, 집단 상담 치료의 원리와 독서상담의 방법, 독서모임 인도법 등을 강의했다. 참석자들과 지정된 책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있었다. 이후 10주 실습 과정을 끝내면 신성회독서상담지도사 자격증도 받을 수 있다.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3차 세미나로 이어지는 데는 코로나19라는 환경적 요인이 한몫했다. 신성회 정인숙 회장은 “우리 모임은 독서를 통해 상담과 치유를 하는 모임”이라며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관심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헝가리에서 사역하는 박나오미 선교사는 “그동안 ‘나 혼자’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독서모임을 통해 ‘너도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공감과 이해를 받으면서 사명감이 되살아났다”고 고백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독서모임을 사역 도구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성도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선교사도 “한류로 한국에 관심 있는 현지인들이 늘고 있는데 한국어 책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심리 상담도 할 예정”이라며 “교민들과 소통의 도구로도 활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