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회와 목회자 강단 교류로 ‘상생’

입력 2021-02-05 03:01 수정 2021-02-05 20:47
김한호 춘천동부교회 목사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농촌교회와 강단교류를 지속해 온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코로나19로 농어촌 시골교회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시골교회 다수가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인한 성도 감소로 연간 결산액 3000만원 미만인 자립대상(미자립) 교회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노인 성도들은 모이기가 더 어려웠고 고립감도 심각하다.

강원도 춘천동부교회(김한호 목사) 성도들은 지난해 전국의 농촌교회 22곳을 거리두기 단계에 맞춰 방문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새벽예배 수요예배 주일오후예배 등을 함께 드렸다.

1600여명의 장년 성도가 출석하는 춘천동부교회는 도심 한복판에 있다. 2011년부터 강원도 농촌교회들과 강단교류를 하다가 지난해엔 전국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시골교회 목회자가 춘천동부교회를 찾아 강대상에서 말씀으로 은혜를 나누고, 성도들은 후일 그 교회를 찾아가 지속해서 관계를 맺는다. 이는 자립대상 교회를 돈으로 지원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마음이 전해져야 하고 공교회라는 의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지난달에도 농촌교회 목회자 3명을 초청해 신년특별새벽기도회에 함께한 김한호(57) 목사를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만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인 김 목사는 독일에서 디아코니아(섬김) 전공으로 실천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한인 목회를 하다 2011년 춘천동부교회로 청빙돼 10년째 디아코니아 목회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농촌교회와 강단교류 역시 디아코니아의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춘천동부교회에 초청받아 설교하는 서성복 인제 방동교회 목사.

“디아코니아는 누가복음 22장 27절에 나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셔서 보이신 섬김의 삶을 통전적(holistic)으로 지칭합니다. 영어단어 ‘서비스’(Service)엔 봉사란 뜻과 함께 예배란 의미도 있습니다. 디아코니아 역시 단순한 구제나 사회복지를 넘어 영혼 구원을 위해 섬기는 일입니다. 우리보다 어려운 농촌교회를 찾아 마음을 나누고 강연비 장학금 등으로 섬기는 일은 교회가 하는 복지관·도서관 사역 등 여러 디아코니아 가운데 일부입니다.”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해 11월 전북 남원의 한 목회자는 강단교류를 위해 80대 노인 성도들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춘천동부교회를 방문했다. 반년 넘게 마을 밖 구경을 하지 못했던 고령의 시골교회 성도들을 위해 춘천동부교회는 호텔을 예약하고 춘천의 가을을 둘러보도록 도왔다. 시골교회 대부분이 그렇듯 도회지에 나간 자녀들 대신 노인들을 돌봐온 목회자는 생애 가장 귀한 여행이었다는 소회를 전했다.

김 목사는 지난 104회기 예장통합 총회 농어촌선교부장을 역임했다. 이때 새벽기도회 수요예배 주일오후예배 등을 활용한 도시교회와 시골교회의 목회자 강단교류를 촉구했고, 현 105회기 총회는 이를 적극 수용해 1월 한 달간 교단 차원의 신년특별기도회를 진행했다. 자립교회가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초청해 강단에 세움으로써 어려움을 나누고 회복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예장통합은 전국 64개 노회에서 1014곳의 미자립 교회 목회자가 초청된 것으로 집계했다.

예장통합 총회장 신정호 목사는 교회 동반 성장을 위한 신년특별기도회 현황을 전하며 “코로나19 고통 속에서 무엇보다 함께했다는 것, 회복의 도구가 됐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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