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에 들 때,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거나 발과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은 통증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 평소 다리에 부종이 심하고, 하지에 피로감과 무거움을 느끼기도 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이다.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다리로 내려온 혈액은 다시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 서 있으면 중력 때문에 혈액이 위로 올라가기 어렵다. 이때 다리 근육이 정맥을 짜주면서 혈액을 올려보내고, 정맥 속 판막이 혈액을 다리에서 심장까지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한다. 이 판막이 역할을 하지 못해 혈액이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하면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
하지정맥류는 직업적인 요인이 많은 질환이다. 교사, 미용사, 요리사, 간호사 등 일과 중 대부분의 시간을 서서 보내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빈번히 나타난다. 또 임신과 출산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 중의 호르몬 변화와 복압 상승이 정맥혈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 유전, 노화, 비만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대부분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다리에 혈관이 조금 튀어나와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이송암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치료 방법은 정맥 판막의 역류 여부에 따라 다르다. 이 교수는 “역류가 없으면 연고, 정맥순환제, 압박스타킹, 혈관경화요법, 피부레이저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며 “정맥혈관 내 레이저 시술, 고주파 시술, 베나실 시술, 클라리베인 시술 등으로 수술 없이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하지정맥류를 예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정맥 혈액 순환에 있어 정맥 판막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다리 근육인데, 다리를 움직여야 근육이 정맥을 짜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며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으며, 규칙적인 걷기나 스트레칭으로 다리 근육을 움직여 주는 것이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몸에 꽉 끼는 레깅스나 청바지는 정맥 흐름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며 “휴식할 때는 베개나 의자 위에 다리를 올려두고, 다리와 종아리를 주물러 정맥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