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씻기 집착… 강박증 의심

입력 2021-02-07 19:46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손 씻기에 집착하는 강박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위생수칙 준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지만, 오염에 대한 찜찜함이 계속되고 씻은 부위를 계속해서 씻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수준이라면 강박증(강박장애)을 의심해봐야 한다.

강박증은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특정 행동에 비정상적으로 몰두하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병균과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과도하게 씻는 ‘오염 강박’과 반복적으로 상황을 확인하는 ‘확인 강박’ 두 가지다. 100명 중 2~3명꼴로 겪는 질환이지만, 단순히 꼼꼼한 성향 또는 완벽주의 등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최근 강박증 환자들의 증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숨은 환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대영 춘천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오염 강박이 심해진 환자들을 많이 본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방금 씻은 손을 또 씻거나 손에 피가 날 정도로 손을 씻는 것은 바이러스 예방과는 동떨어진 행동이다. 그럼에도 불안과 찜찜함 때문에 이를 반복하는 것이 강박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습관의 문제 아니라 엄연한 질병이고, 진단이 늦어질수록 증상이 심화될뿐더러 만성화되어 치료가 어려워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박증 치료는 기본적으로 특정 행동을 참는 연습과 약물치료로 진행된다. 주변사람들이 강박증 환자의 행동을 ‘위생 관념’으로 치부하거나 강박증에서 비롯된 청소나 정리 등을 돕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등 동반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근본원인이 강박증인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노 교수는 “강박행동을 멈추고 참는 맷집을 키워야 한다. 특정 행동에 과하게 집착한다면 강박에 의한 것은 아닌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