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뉴노멀 시대, 新 디지털 기술로 통합물관리 할 것”

입력 2021-02-04 04:06
박재현 K워터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과천 집무실에서 올해 경영계획 및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박 사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강우량을 예측하고 홍수 발생 정도와 댐 운영 결과에 따른 하류 지역 영향을 종합 진단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자원공사 제공

K워터(water) 한국수자원공사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통합물관리 체계 구축에 본격 나선다. 수량·수질·수생생태계·재해 예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물론, 댐 상류부터 하천까지 아우르는 세계 유일의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달 취임 1주년을 맞는 박재현 수공 사장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과천 집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디지털트윈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강우량을 예측하고 홍수 발생 정도와 댐 운영 결과에 따른 하류 지역 영향을 종합 진단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며 “연내에 글로벌 사업 전초기지로 동남아·중앙아시아 지사 2곳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1주년을 맞은 소회는.

“지난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글로벌 물관리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원하고자 자체 뉴딜추진단을 선제적으로 운영해 물 분야의 그린·디지털 전환 과제를 발굴하고 제안했다. 광역 상수도 스마트 물관리 등 343억원 규모의 4개 추경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구체적인 성과도 창출했다. 70조원 경제효과와 11만명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송산 국제테마파크 사업협약을 체결한 것도 의미가 크다. 수공은 지난 53년간 국가 발전을 뒷받침해왔다. 이제는 50년을 넘어 100년을 보고 전진할 때다. 미래 사업을 구체화하려고 퀀텀 점프 자문단도 발족했다. 세계 최고의 물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경영전략은.

“기후변화는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올랐고, 한반도는 지난 100년간 1.8도 상승했다. 수공은 지난해 11월 공기업 최초로 기후위기 경영을 선언했다. 탄소 중립 컨트롤타워인 녹색전환추진단을 신설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상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탄소 중립 대전환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각오가 확고하다.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관이 수공이다. 전체 생산량의 10% 수준을 책임진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친환경 물 에너지 생산 규모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수상 태양광 9.4GW, 수열 에너지 28만6000RT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공공기관 최초의 ‘RE100’ 선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물 재해 예방은 민간·공공부문 경영 과정에서 핵심이 돼야 한다는 시그널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력은.

“지난 53년간의 물관리 노하우를 토대로 홍수·가뭄 등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 사업을 계기로 취수원과 수도꼭지까지 물순환 모든 과정에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조류, 유충 발생 등으로 국민 불안감이 증폭하는 실정을 고려해 실시한 수질 감시체계와 AI 정수장 도입도 추진 중이다. 화성 정수장에는 AI 딥러닝을 활용한 미래형 스마트 정수장이 시범 운영 중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동파예측모형 시스템도 구축 단계에 있다. 이 밖에 물 데이터를 수집·표준화해 데이터 댐을 마련하는 등 물관리 전반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작년 여름 기록적 홍수 이후의 변화는.

“작년 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집중호우로 많은 국민이 피해를 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강우량은 기후위기를 실감케 했다. 이를 계기로 수공은 수량·수질·수생생태계·재해 예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댐 상류부터 하천까지 아우르는 통합물관리 체계를 갖추려고 한다. 강우량을 예측하고 홍수 발생 정도와 댐 운영 결과에 따른 하류 지역 영향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빅데이터·AI·디지털트윈 등 4차산업 기술을 유역 단위 물순환 전 과정에 접목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순환 표준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이 정도 수준의 디지털 시스템은 없었다.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댐 하류 수해원인 조사협의회에도 적극 협력하겠다.”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은.

“그간 플랫폼 기업 도약을 수차례 강조했다. 여러 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판을 깔겠다는 포석이다. 부산 에코델타스마트시티는 국가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수공은 이곳에 스마트워터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 밖에 퍼스널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기업이 협업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축적한 기술로 국가별 환경에 맞는 도시를 구축하는 K시티(city) 조성 사업도 준비 중이다. 연내에는 동남아·중앙아시아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고 컨트롤 기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교두보로 수많은 기업이 해외 진출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물 복지·물 안전 국가로 변모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경영계획은.

“올해는 하천을 포함한 물관리 일원화가 완성되는 뜻깊은 해다. 댐과 하천 운영의 간극을 메우고 환경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민이 체감하는 통합물관리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수돗물 음용률을 유럽 수준(90%)까지 끌어올리고 지역 간 물 서비스 격차도 해소하겠다. 또 탄소 중립의 속도감 있는 실행을 위해 전 사업 영역에서 탄소 감축 방안을 신규로 발굴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43개 광역정수장 탄소 중립을 100% 달성하기 위한 작업도 본격화한다. ‘한국의 물 문제는 Kwater가 책임진다’는 경영 철학은 변함없다. 스타트업 육성에도 방점을 찍겠다. 세계 문화·예술 분야에서 K팝이 인정받는 것처럼, 물은 Kwater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

과천=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