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스트라 백신 논란, 고령층 접종 신중히 결정하라

입력 2021-02-03 04:05
정부가 효과 논란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 고령층을 포함시킬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수의 전문가가 이 코로나19 백신의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 백신은 고령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는 ‘고령층 무용론’이 제기됐고, 미국 식품의약국은 추가 임상까지 요구한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령자에 대한 이 백신의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 감염 시 중증으로 이환(罹患)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현재까지 나온 백신 중 효과가 확실하고 가장 높게 입증된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순 화이자 백신 약 6만명 분이 가장 먼저 국내에 들어온다. 접종 1순위인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가 대상이다. 그다음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30만~219만명 분이 도입된다. 하필이면 요양병원 등에 있는 고위험군 고령자들이 이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65세 이상을 대상로 한 충분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들에게 이 백신을 접종해야 하느냐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백신 접종 우선순위 수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고령층 가운데는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이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접종 초기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 고령층 우선 접종으로 코로나19 사망률을 줄이자는 취지와 배치될 수 있다. 전 국민 무료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식약처는 4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이에 대한 최종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여러 대안을 검토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