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장관 취임식 직전 상견례를 가졌다. 윤 총장이 박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찾았다. 박 장관은 법무부 출근 첫날 일정을 취임식이 아닌 윤 총장과의 만남으로 시작했다. 그동안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 지난해 1월 상견례는 취임 나흘 만에야 이뤄졌다. 법무부의 외청장·산하기관장들이 함께 모여 인사하는 형식이었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이 상견례를 서두른 배경을 두고 검찰 간부인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소통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검찰 인사 등 실무적인 차원을 떠나 일단 둘이 격의 없이 만난 것 자체가 국민 눈에 긍정적인 메시지로 읽힌다. 두 사람은 취임 축하 인사와 덕담 등을 서로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 지난 1년여 동안 ‘윤석열 찍어내기’ ‘검찰 개혁’ 등 법무부와 검찰의 끝없는 싸움에 진저리가 났다. 서로 협력의 대상인 두 기관이 원수처럼 으르렁대며 다투기만 하면서 검찰 개혁은 물론 민생수사도,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처도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상견례 분위기가 괜찮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곧 예정된 검찰 인사에서도 원만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월 첫 상견례 바로 다음 날 검찰 간부인사를 단행하면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겠다며 윤 총장을 인사위 개최 30분 전 법무부로 호출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요식 절차’라며 응하지 않아 갈등이 증폭됐다. 박 장관은 검찰 인사와 관련, 윤 총장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 왔다.
‘검찰 개혁의 마무리 투수’를 자처한 박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는 이제 막 국민의 명령인 검찰 개혁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며 “검찰 개혁도 우리 검사들이 국민의 인권보호관으로서 본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무·검찰 구성원들과 수시로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는 태도를 밝혔다. 법무부와 검찰이 더 이상의 소모적 갈등을 끝내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거듭나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앞으로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이 스스럼없이 만나 소통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동안 땅에 떨어졌던 법무·검찰의 대국민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
[사설] 법무·검찰, 소모적 갈등 끝내고 오직 국민 위해 거듭나라
입력 2021-02-02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