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질이 등교와 원격수업 병행의 성공 조건이라는 점은 교육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바다. 학교 현장의 소통이라면 교사끼리 혹은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학생끼리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지난해는 준비 없이 원격수업이 전면 도입된 탓에 ‘소통의 온도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난해 두 학기에 걸쳐 진행해 지난 28일 발표한 ‘원격수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학부모는 학교·교사와의 소통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원격수업 상황에서 학습 피드백, 격려, 상담 등 소통 빈도를 보면 ‘없었다’는 응답이 학생은 39.8%로 가장 많았다. 학생 10명 중 4명이 교사와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는 뜻이다. 주1~2회가 38.4%, 주3~4회 13.8%, 주5회 이상 8.0%였다. 학부모는 ‘없었다’ 응답이 35.4%, 주1~2회 47.2%, 주3~4회 12%, 주5회 이상 5.4%였다.
반면 교사들은 ‘없었다’ 응답이 8.6%에 불과했고, 주1~2회 정도는 피드백을 해줬다는 응답이 54%로 가장 많았다. 주5회 이상 했다는 비율도 20.3%였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연구팀(연구책임자 대구대 김혜숙 교수)은 “소통에 대해 교육 주체 간 인식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부모의 경우 소통체감도가 낮음”이라고 분석했다.
원격수업에서 개선할 사항에 대해서도 학부모는 ‘교사를 통해 상담, 학습 피드백, 학습 격려 등 소통 확대’를 가장 많이 꼽았다(24.1%). 이어 ‘실시간쌍방향 화상수업 확대’(20.1%), ‘기초학력 부진 학생 지원’(14.4%) 순이었다. ‘실시간쌍방향 화상수업 확대’와 ‘실시간쌍방향 조·종례 확대’를 합하면 28.2%였다. 과제 제출형 수업이나 동영상 링크만 걸어주는 콘텐츠 활용형보다 자녀가 교사와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는 실시간쌍방향 방식을 선호하며, 교사와의 소통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학생의 경우 수업의 질에 해당하는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흥미로운 수업 자료 제공’(23.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소통에 해당하는 ‘선생님 및 친구와의 상호작용 기회 확대’(12.0%)가 두 번째로 많았다. 교사의 경우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행정업무 경감’(23.3%)을 꼽아 가장 많았고, ‘교수학습 콘텐츠 제공 및 교사제작 수업 콘텐츠 공유 활성화’가 12.5%였다.
학부모들은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주기적인 형성평가 실시 및 피드백 연계 수업’(16.9%)과 ‘학업수준 진단 및 수준별 맞춤형 콘텐츠 제공’(16.3%)을 많이 꼽았다. 학교에서 자녀들을 진단하고 학생 수준에 맞춰 피드백을 좀 더 강화해 달라는 주문이다. 교사들의 해법은 달랐다. 교사들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지원’(24.2%), ‘소수 학생 등교를 통한 대면 보충학습’(17.8%) 응답이 많았다. 학습격차 해법에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소통이 필요한 대목으로 읽힌다.
소통 방식은 학교급별로 차이가 있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과제에 대한 피드백’ 응답이 29.9%로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냈다. 이어 ‘실시간 화상대화’(23.4%), ‘수업 게시판 댓글’(15.0%) 순이었다. 중·고교는 ‘실시간 채팅’이 가장 많았다. 중학교는 31.1%, 고교는 30%였다. ‘실시간 화상대화’는 각각 18.9%와 15.5%로 높지 않았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코로나19 2년차 학교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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