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양현종(33·사진)을 놓고 현지 언론은 냉정한 시선을 보냈다. 양현종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기하고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보장’ 선으로 협상 기준을 낮췄지만 “쉽지 않다”는 전망이 먼저 나왔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다루는 미국 인터넷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닷컴은 31일(한국시간)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전하면서 “40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양현종의 2020시즌이 다소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이 매체는 29경기에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한 2019년, 31경기에서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완주한 지난해 양현종의 성적을 비교하며 “스트라이크 비율이 2019년 22.2%에서 지난해 20%로 떨어졌다. 볼넷 비율은 2019년 4.5%에서 지난해 8.5%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양현종은 지난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구단 사무실에서 조계현 단장을 만나 미국행 의사를 전달하고 자유계약(FA) 협상을 마쳤다. 이로써 2007년 입단해 14시즌을 이적 없이 몸담은 KIA와 작별했다. 양현종은 “내 꿈을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린 구단, 그동안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양현종은 지난해 프로야구 KBO리그를 마치고 에이전트를 통해 미국 진출을 추진해왔다. 지난 20일 전후 협상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열흘간 더 고민한 뒤 지속적인 도전을 결심했다. 하지만 양현종 영입 의사를 밝힌 메이저리그 구단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협상이 길어질 경우 양현종의 무적(無籍) 신분이 메이저리그 개막 이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양현종은 당초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요구했지만, 이 조건마저 거두고 협상 기준을 완화했다.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을 수만 있다면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취지다. 그만큼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는 강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