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과열되고 있다. 이언주 전 의원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를 놓고 후보직 사퇴를 내걸며 독자 행동을 이어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아름다운 선거’를 언급하며 당내 네거티브 자제를 거듭 요청했다.
이 전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기자회견을 예고한 뒤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잠행에 들어간 이 전 의원을 향해 일각에서는 사퇴설도 제기됐다. 기자회견이 있던 시간대에 국민의힘 후보들 간 정견 발표회인 ‘비전 스토리텔링 PT’ 리허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좀 더 용기를 내 현실과 싸워내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부인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의원의 독자 행동에 당황한 분위기다. 김 위원장이 다음 달 1일 부산을 찾아 가덕신공항 추진 관련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이 전 의원의 기자회견으로 당 지도부가 신공항 추진을 머뭇거린다는 인상만 더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의 지지율이 뒤처지니 그런다”며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후보들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허위 비방 등을 자제하고 아름다운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선의의 경쟁을 펼쳐주길 당부한다”며 과열되는 경선 분위기를 우려했다. 당내 경쟁자에 대해 ‘X파일’ 등을 거론하며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이 전 의원 등 일부 후보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조직을 움직이려면 한 달 수억원이 필요하고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받아 써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이 전 의원의 기자회견 발언을 놓고 불법 돈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누가 불법 자금을 동원했는지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어려운 현실을 두고 한 말에 딴지 걸지 말고 보궐선거에 든 국민 혈세 838억원이나 토해내라”고 반박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