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년 내 ‘M&A’ 빅딜… 1주당 1932원 특별배당도

입력 2021-01-29 04:02

삼성전자가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M&A)을 언급하며 빅딜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특별배당 집행 소식과 함께 올해부터 정규 배당 규모를 상향하는 내용의 새로운 주주환원정책도 내놨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최윤호 사장(CFO)은 28일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M&A 대상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 왔다”며 “2023년 내에 의미 있는 M&A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17년 미국의 전장 부품 기업인 하만 인수 이후 M&A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경영 공백으로 대규모 투자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 사장은 M&A 추진에 대해 “기존 산업에서 주도적 입지를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 구체적인 M&A 추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아울러 시설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는 약 38조5000억원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을 중심으로 불거진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 내 팹 투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생산시설 확충은 상시적으로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의 주주환원정책도 확정, 발표했다. 향후 3년간 기존과 같이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정책을 유지하되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관심을 모았던 2018~2020년까지의 특별배당은 주당 1578원으로 결정됐다. 특별배당은 4분기 정규 배당 354원과 합산해 보통주 주당 1932원, 우선주 주당 1933원으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4월 중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배당으로 삼성전자 주식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1조2504억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삼성 총수 일가가 받는 배당금도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로 총수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특별배당 규모에 관심이 쏠렸다. 상속인들이 내야 할 주식분 상속세만 11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5년 분납이 유력한 상황에서 배당금이 주요 재원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5조9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2%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총 236조80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증가해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삼성SDI 역시 연간 기준으로도 처음 매출 11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회사는 올해 자동차전지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전지 등 시장 전반의 성장을 기대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