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은둔형 외톨이’ 절반이 직장 없는 20代 대졸 남성

입력 2021-01-29 04:03

‘은둔형 외톨이’의 대다수는 직장 없는 20대 대졸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가 정신건강 관련 정책개발을 위해 사회생활을 거부한 채 칩거하는 시민 실태를 파악한 결과다.

광주시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아파트 거주민을 대상으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은둔 생활자 실태조사를 벌였다”고 28일 밝혔다. 정책연구 전문기관 ㈜폴인사이트에 의뢰, 전체 아파트 거주세대 25%에 해당하는 10만 세대를 대상으로 안내문을 먼저 우편 발송한 뒤 링크를 클릭한 이들을 온라인 설문 조사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설문조사 응답자는 총 1095명으로 이중 은둔생활 당사자 237명과 가족 112명 등 349명이 유효표본으로 선정됐다.

가족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 349명은 남자 226명(64.8%), 여자 123명(35.2%)이다. 은둔생활 당사자 중 95명(55.9%)은 3~4명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사자 237명의 경우 대졸 이상 학력이 109명(46%)으로 가장 많았고 대학 중퇴·재학생이 56명(23.6%)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대로는 20대가 116명(48.9%), 30대가 63명(26.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둔생활을 시작한 계기는 취업실패 27.8%,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 26.6% 등의 순이었다.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중복 답변)은 스마트폰 사용 53.2%, PC·인터넷 게임 50.2%, 수면 41.8% 순이었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나 이웃 등 대화상대가 없다는 은둔생활 당사자는 60.8%를 차지했다. 또 42.9%는 가족과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은둔 생활자를 둔 가족들은 당사자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하다는 비율이 83.9%, 언제까지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경우가 86.6%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계를 책임지는 경제적 상황이 힘들다는 답변도 57.1%나 됐다.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31.3%에 그쳤다. 가장 지원이 필요한 분야로 은둔생활 당사자는 경제적 지원(29.1%)을 꼽았고 가족들은 상담·정서적 공감 등 심리적 지원(34.8%)이라고 선택했다.

광주시는 2019년 전국 처음으로 ‘은둔형 외톨이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이들에 대한 다각적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 사회복지과 유지영 주무관은 “1년 이상이 되면 만성적 은둔생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만큼 원만한 사회복귀를 도울 다각적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