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자신감이 없었던 나는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아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 몇 명과 어울리는 등 인간관계도 매우 좁았다. 나이가 들면서 소심한 성격은 심해져 남녀 합반을 했던 중학교 3학년 때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늘 긴장 속에 살았다. 옆 짝과 앞뒤 자리의 여학생 틈바구니에서 부끄러움에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했고, 어쩌다 말을 걸어오면 눈길을 피하며 횡설수설 헛소리를 했다. 이런 성격은 대학생이 돼도 변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없으면 굶은채 하루를 보냈고, 학교 가기 싫어 친구 대학교에 따라가 엉뚱한 수업을 듣기도 했다. 많은 날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종일 게임과 영화를 보며 보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를 따라 춘천에 간 것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처음 만난 교회 형은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적인 사건이고, 사실인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교회에 다니고 있었고, 학교에서도 4대 성인 중 한 명으로 배웠기에 당연히 안다고 했다. 그런데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제자들이 성경과 예수님의 하신 말씀을 믿었다’는 요한복음 2장 22절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함께 다닌 제자들이 부활 후에 믿었다고?’ 나는 그냥 믿었던 것을 제자들은 부활하신 후에야 믿었다는 사실에 심각한 고민이 됐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진짜 만난 것이 확실해지는 순간 예수님이 하나님 아들이고, 그 하나님이 살아계심이 내게 실제가 됐다. 그런데 부활하신 이유가 나의 주인이 돼 주시기 위해서라는 말씀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소심하고 지질해도 내 인생은 내 것이었는데, 부활이 확증되니 내가 주인을 믿지 않았던 악한 죄인임이 선명히 비춰졌다. 예수님께 침 뱉고 십자가에 못 박고 죽이며 조롱하던 자가 나였음을 알게 되자 바로 무릎을 꿇었다. 지금 나와 함께 더불어 먹고 더불어 살기 위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는 사랑의 주님 앞에 지금까지 그 분을 믿지 않고 내가 주인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지질한 자였던 내가 주님의 자녀가 되니 그때부터 대박 인생이 시작됐다. 힘들었던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어떤 상황이든 낙심하지 않고 자신감으로 다가서며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내가 자라던 시골로 찾아갔다. 나를 예뻐해 주셨던 할머니는 중풍으로 쓰러져 말도 잘 못 하시고 홀로 계셨지만, 성령께서 내 입술을 통해 역사하셔서 기쁘게 예수님을 영접하셨다. 회사에서도 이 기쁜 소식을 함께 누리기 위해 선후배들에게 틈만 나면 복음을 전했고, 교회 찬양팀에서 베이스기타를 치며 수많은 성도들과 함께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했다.
그러다가 교회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는데 처음 만날 때부터 웃지도 않고 연락처도 알려주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말이 많고 당당한 내 모습에 어이가 없어 그랬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주인이니 내 모습과 상관없이 당당했고, 지금 두 아이를 낳아 사명자로 기르고 있다.
예수님의 부활의 표적으로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고, 여전히 세상 소리에 상처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이 항상 함께하시기에 주변 상황에 상관없이 날마다 기쁘고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 이 세상에 살 동안 오직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고 영원한 나라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안수일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