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표류해온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롯데 복합쇼핑몰 개발이 본격화된다. 남은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이르면 연내 착공, 2025년 개장까지 바라볼 수 있다.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건위)는 ‘상암 DMC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 했다고 27일 밝혔다. 2013년 지역상권의 반발로 멈춰섰던 롯데몰 개발사업이 7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남은 인허가 절차들이 문제없이 통과되면 롯데몰은 이르면 연내 착공돼 2025년 문을 열 전망이다. 롯데는 교통 역량평가 등을 준비하며 건축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2011년 복합쇼핑몰 유치를 목적으로 상암동 2만644㎡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2년 뒤 롯데쇼핑이 이 땅을 1972억원에 매입했다. 롯데는 같은해 9월 세부개발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에 승인을 요청했지만, 인근 상인들이 반발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는 2015년 7월 롯데에 상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근 전통시장과 상생 합의를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롯데는 인근 시장·상점가 상인번영회 사무실 리모델링·지역주민 우선채용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3개 필지 중 1개 필지는 비판매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17개 전통시장 중 16곳이 해당 제안을 수용했지만, 남은 1개 시장은 반대하면서 사업이 표류했다.
2017년 롯데가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서울시에서 세부개발계획을 장기간 결정하지 않은 건 위법”이라는 ‘부작위 위법확인소송’이었다. 그래도 서울시는 사업 반대 시장 1곳과 상생 합의를 체결하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결국 2019년 말 감사원이 나섰다. 서울시가 롯데 상암몰 세부 계발 계획을 보류한 건 “심의 절차를 부당하게 지연한 것”이라며 “장기간 지체된 롯데몰 세부개발계획 결정 업무를 조속히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감사원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DMC 관리 자문위원회’를 열고 롯데와 전향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롯데측이 판매시설 비율을 기존 80%에서 30%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오피스텔을 늘리기로 하면서 양측의 타협점이 마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암 롯데몰 건립으로 부족한 중심상업·생활편익 시설이 확충돼 주변 집객 기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