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향한 정치권의 구애가 뜨겁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주 연속 부산을 찾아 지역 숙원 사업을 살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내주 부산을 찾아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당 차원의 메시지를 내놓는다. 설 전 부산 민심을 누가 잡는지가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9일 부산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지난 21일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이 대표는 8일 만에 다시 부산을 찾는다. 정부의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따라 전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결정된 서부산의료원 설립 부지도 방문키로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27일 “가덕도신공항을 계속 추진하는 등 꿋꿋이 부산 사랑을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연이은 부산 행보에는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에서도 보궐선거가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야당 후보들 간 비방 논란 속에 가덕도신공항 이슈를 선점한 민주당은 최근 부산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8~22일 조사한 결과 부산·울산·경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31.3%로 국민의힘(28.7%)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위원장도 이에 다음 달 1일 부산을 찾아 현장 비대위 회의를 연다. 회의를 마치고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찾아 당 차원의 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신공항 건설이 부산지역 숙원 사업인 만큼 선거를 앞두고 당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한 비대위원은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전에 가덕도신공항을 완공하자는 게 모든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의 꾸준한 요구”라며 “가덕도신공항 착공을 차일피일 미루는 정부에 대한 촉구의 메시지를 당론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 일부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여당이 선거를 위해 가덕도를 이용하려 든다는 문제 제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다급하니 가덕도를 이용한다”며 “국무총리실 검증단이 기존 김해 확정안을 취소한 것도 아니라고 했고 취소된다 해도 2순위였던 밀양은 어찌할 거냐”고 반문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