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술은 역사가의 사관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한국교회사 역시 그렇다. 크게 민족사관과 선교사관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사의 경우, 어느 사관으로 집필하느냐는 차치하고서라도 서양 선교사의 영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지대하다.
장로교의 경우 주요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합동의 모체인 평양신학교(조선예수교 장로회신학교)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01년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가 중심이 돼 설립한 신학교다. 초대 교장은 사무엘 오스틴 마펫(1864~1939)이다. 한국 이름은 마포삼열(馬布三悅)이다.
책에는 평양을 새 예루살렘으로 만든 선교사, 한국교회의 아버지라 칭송을 받는 사무엘 마펫이라는 인물과 그가 남긴 사역에 관한 흥미진진한 기술이 가득하다. 제1부에서는 26살의 미국 청년이 미지의 땅 조선에 복음을 전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1936년 일제에 의해 추방당할 때까지 46년간 조선의 복음화를 위해 각고의 땀을 흘린 하나님의 사람임이 잘 드러난다. 3년 뒤 75세를 일기로 미국에서 생을 마감한 마펫은 한국교회의 아버지라 칭송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2부는 마펫의 선교 정책을 밀도 있게 다룬다. 청교도 신앙의 계승자로 조선에 온 마펫의 선교와 목회를 다룬다. 마지막으로는 마펫의 유산을 살펴보며 그가 한국교회의 아버지인 10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로 그의 과감한 개척정신, 둘째로 열정과 인내의 사람이라는 점을 든다. 셋째로 최초의 신학교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넷째로 한국교회 최초의 헌법과 신경을 제정하고 노회를 조직함으로써 공교회를 창안했다. 다섯째로 교회 지도자 및 전도인 양육권을 자국인에게 이양시켰고, 여섯째로 사경회의 전국적 확대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일곱째로 여성과 어린이 및 시각장애인 전도와 양육에 헌신했고, 여덟째로 일반 학교를 설립해 현지인 문명화와 지도자 양성에 힘을 쏟았다. 아홉째는 이기풍 선교사를 제1호 제주도 선교사로 파송한 것,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에 애국심을 고취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마펫의 평전인 제1부는 강석진 선교사가, 마펫의 선교 정책을 다룬 제2부는 박성배 박사가 집필했다. 담백한 문체, 흡인력 있는 문장력이 가독성을 높인다. 한국 장로교에 속한 목사와 신학도, 특히 예장 통합과 합동 교단 소속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