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가 제2의 정인이 사건 방지를 위해 ‘아동학대예방 부모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후에 수습하는 2차 개입이 아닌 사건 전에 가정 회복을 위한 1차 개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김향숙 하이패밀리 공동대표는 2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제2의 정인이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이 법이나 제도 마련 쪽으로 가고 있다”며 “물론 법이나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예방은 죽어가는 아이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죽어 가기 전에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동학대예방을 위해 ‘부모치유-부모회복-부모교육-부모훈련-부부상담’ 5단계로 구성된 부모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치유는 어린 시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부모회복은 부모의 스트레스 수위를 낮추는 과정이고, 부모교육은 무지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는 부모들이 부모역할 전문가가 되도록 돕는 과정이다. 부모훈련은 분노를 조절하는 과정, 마지막으로 부부상담은 부부관계 리모델링을 통해 오염된 양육환경을 복원하는 과정이다.
김 대표는 “아동학대가 바깥으로 노출됐을 땐 아이가 이미 만신창이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죽지 않도록 살려내는 게 예방이 될까. 그렇게 되기 전에 부모에게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동학대를 일선에서 막아낼 수 있는 분들은 바로 부모”라며 “법이 개입하기 전에, 부모시스템을 통해 부모를 먼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부모교육 정도로는 안 된다”며 “어쩌다 가해자가 되는 일이 없도록 전문적이고 체계적이고 구체적이고 총체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