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후 두 번째 옥중 메시지를 내놨다. 이번 메시지에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에 대한 당부의 내용이 담겼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변호인단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는 김기남 부회장, 고동진 사장, 김현석 사장 명의로 사내게시판에 게재됐다.
이 부회장은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이미 국민께 드린 약속들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며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도 표현했다. 이 부회장은 “저의 부족함 때문에 다시 걱정을 끼쳐드려 무척 송구하다”며 “너무 큰 짐을 안겨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께서는 묵묵히 일하며 삼성을 굳건히 지켜주셨다”며 “지금까지 그래 주셨듯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한마음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 부회장은 “더욱 자숙하면서 겸허하게 스스로를 성찰하겠다”며 “여러분과 함께 꼭, 새로운 삼성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구속 이후 두 차례 입장을 내놨다. 지난 21일에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지지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준법감시위는 이날 오전 김기남 부회장,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7개사 대표이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과 김 부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상견례는 2시간가량 진행됐다. 구체적인 현안 논의보다 준법경영 강화에 대한 동의를 얻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만남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김 부회장은 준법경영을 통해 삼성이 초일류기업을 넘어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위원회는 전했다.
이 부회장이 내놓은 메시지에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부재나 이 부회장이 내놓은 메시지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면서도 “최근 여러 가지 일에 대해 잘해야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만남은 준법감시위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다음 만남은 김 부회장이 초청하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