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바이오메디컬 단지에 연구 중심 대형병원 유치할 것”

입력 2021-01-22 04:05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20일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신년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창동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부지에 조성될 바이오메디컬산업단지에 신약과 의료기기, 세포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연구 중심의 대형병원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오승록(52) 노원구청장은 지난 20일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노원구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바이오 메디컬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원구는 2026년부터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부지 25만㎡(7.5만평)에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 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는 남양주시 진접 이전이 확정돼 새 기지를 짓고 있는데, 2026년 2월부터 철거될 것”이라며 “도봉운전면허시험장도 이르면 3월 의정부시와 이전을 위한 실시협약을 위해 조율중이다. 늦어도 올 상반기내 협상을 마무리해 이전 계획에 확실히 종지부를 찍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정부시와 실시협약이 체결되면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은 2026년 2월 장암동으로 옮겨갈 것이지만, 이전이 무산되면 바이오메티컬 산업단지는 반쪽짜리가 되기 때문에 의정부시에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 누구든 노원구가 일자리 8만개를 창출할 수 있는 바이오메디컬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 구청장은 바이오메디컬 산업단지 부지 확보 못지 않게 중요한 건 임상실험이 가능한 대형병원과 세계적인 제약회사를 유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9일 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바이오메디컬 산업단지 조성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면서 “서울대병원이 산업단지에 임상실험이 가능한 연구중심 병원을 세워 신약개발과 의료기기, 세포치료제 등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병원을 짓자고 제안해왔다”고 소개했다. 서울대병원이 직원을 구청에 파견해 상주시킬 정도로 바이오 메디컬 산업단지 조성에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오 구청장은 “현재 서울시에서 ‘서울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 육성 및 유치전략 방안 용역’을 진행중인데 7월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이 의료관련 빅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큰 메리트가 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큰 제약회사들의 유치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노원구는 올해 구정 운영의 핵심 기조를 ‘일과 쉼이 공존하는 노원’으로 설정했다. 오 구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구민들로부터 ‘동네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앞으로 동네에서 볼 만한 곳과 쉴 수 있는 곳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락산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고, 통나무집 25개를 만들어 주민들이 1박2일 숙소로 활용할 것”이라며 “불암산에는 철쭉동산 옆에 정원지원센터와 신체적 약자를 배려한 엘리베이터 전망대를 연초에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태릉골프장 부지 아파트 건설 방침에 대해선 “지난해 골프장 주변 교통수요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며 “주민 반대가 큰 힘이 됐고, 지역 국회의원들과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정부도 자치구 동의 없이는 사업을 밀어붙이지 않기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아파트가 전체 주택의 83%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부분 지어진 지 30년이 넘어 시설 노후화로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 구청장은 “정부가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을 너무 강화해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104(백사)마을 일대 재개발 사업에 대해선 “설 전에 사업시행 인가를 내주고 내년 상반기 관리처분인가를 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내년 상반기에 판자촌을 철거하고 내년 말에는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구청장은 “기존 도시재생과 달리 9명의 건축가가 9가지 종류의 집을 지는 식의 실험적인 재개발이 될 것”이라며 “아파트만 짓지 않고 2~3층짜리 임대주택도 건축해 도시의 미관도 개선하는 효과를 거두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