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세상의 꿈 좇으며 메마른 삶 살다, 주 안에서 진정한 기쁨·자유 누려

입력 2021-01-25 03:04

맏이인 나는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을 철저히 관리했다. 남동생이 말을 듣지 않으면 한겨울에 아파트 복도에 30분씩 벌을 세우기도 했다. 모든 일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나 자신을 관리하는 데 조금의 빈틈도 없었다. 그러다 스물세 살에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기숙사에서 서로 다른 3명이 한방에서 사느라 어려운 일도 많이 겪다가 유학 5년차에 대학원 시험을 봤는데 내가 도와준 친구들은 모두 합격하고 나 혼자 떨어졌다. 앞이 캄캄해지고 무엇보다 5년간 도와준 부모님께 죄인이 된 것 같았다.

그때 장식처럼 꽂아두었던 성경책이 눈에 띄었다. ‘선희야,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신다’라는 표지의 글이 마음을 강하게 울려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여러 구절에서 감동이 밀려와 혼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하며 다시 세상의 명예와 꿈을 좇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13층에서 일하는데 영화와 같은 엄청난 대지진이 일어났다. 사무실이 난장판이 되고 땅이 흔들리고, 일부 건물도 쓰러지자 공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은 아비규환이었다. 이 일 후 정체성조차 불분명한 상태로 더 이상 외국에서 살 수 없어 10년의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엄마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는데 예수님을 영접하고 변화된 모습이 너무 놀라웠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교회에 갔다. 마침 교회에서 한 형제를 만났는데 ‘하나님을 어떻게 믿게 되었죠. 예수님을 어떻게 하나님으로 믿을 수 있어요’ 하는데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예수님이 하나님이라고? 예수님은 사람 아닌가.’ 평소 객관적 증거로 사실을 증명하는 것과 옳고 그름을 정확히 가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예수님을 증거를 통해 믿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사도행전 17장의 ‘이에 저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음이니라’는 말씀을 따라 읽는 순간 부활이 내 마음의 과녁 정중앙에 딱 꽂혔다.

그러다 어느 선교사의 간증을 듣는데 십자가 앞에서 도망갔던 도마가 목숨을 걸고 부활을 전하는 모습이 생생히 비춰졌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2000년 전 예수님의 못자국을 직접 만져보고 옆구리에 손을 넣어봐야겠다던 도마가 내 앞에서 ‘선희야, 예수라는 청년이 죽었다가 3일 만에 부활했어. 내가 3년간 그와 함께했고, 부활한 예수님의 못자국을 직접 만져봤어. 예수는 우리의 주인 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전능자 하나님이야’ 하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목사님께서 구약시대에는 양이나 송아지의 피로 죄 사함을 받았다는 말씀이 ‘네 죄 때문에 예수님이 죽으신 거야’로 천둥처럼 울렸다. ‘어떡하지. 내가 하나님께 무슨 짓을 한 거지.’ 내 죄가 정확히 비춰지자 바로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제가 예수님을 믿지 않고 십자가에 못박았어요.’ 통곡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예수님 안에서 진정한 기쁨과 자유를 누리니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렸다. 내가 내 인생의 책임자로 애쓰며 메마른 삶을 살다가 부활을 통해 인생의 참주인 예수님을 만난 것이다. 그러자 교회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부어지고 남편에게 순종하게 되고, 영원한 천국에 대한 확신이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깊어졌다. 정말 어떤 순간도 감사하지 않은 때가 없다. 고린도전서 15장 57절 말씀처럼 이미 나는 이긴 자이고 다 가진 자임을 믿는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이 시대의 희망이다.

박선희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