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잦은 실수로 투명인간 취급당해… 실수도 보듬는 공동체 생활로 회복

입력 2021-01-25 03:06

부모님이 아르헨티나로 이민 가셔서 나는 그곳에서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한인 유치원에 다닐 때 실수로 바지에 오줌을 누고 선생님께 크게 혼이 난 후 실수에 대한 염려로 매사에 소심해졌다. 햄버거를 먹을 때도 너무 긴장해 항상 옷에 콜라를 쏟았고, 언니와 테니스를 배울 때는 1년이 지나도 헛스윙만 계속해 선생님이 더 이상 못 가르치겠다고 해서 결국 그만두었다. 매사에 실수투성이니 학교 체육시간에 나와 한 팀이 된 아이들은 ‘에스텔라 때문에 또 지겠어’ 했고 사실이 그랬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무실에 오는 손님들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했고 중요한 전화를 받고 사장님께 전하지 않아 회사에 큰 손해도 끼쳤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회사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결국 직장을 그만두었다. 우울함이 깊어지며 ‘하나님은 왜 이렇게 부족하게 나를 만드셨지’ 하는 불평을 하며 씻지도 않고 종일 TV 앞에서 살았다.

계속 이러다간 정말 죽을 것 같던 어느 날 교회 친구의 연락을 받고 살려 달라고 기도하며 다시 교회에 갔다. 선생님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않는 근원적인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해야 한다고 했다. 부활을 통해 근원적인 죄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부활에 초점을 맞춰 4복음서를 읽기 시작했다.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만들고 물 위를 걷고 죽은 사람을 살리는 표적을 보여주셨어도 제자들은 한 번도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고백하지 않은 것에 너무 놀랐다. ‘어떻게 3년간 함께 있으며 많은 기적을 봤는데 예수님을 믿지 않았을까. 그런데 어떻게 순교자가 될 수 있었을까.’ 계속 말씀을 읽는데 이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활이었구나. 부활이 이들을 변화시켰구나.’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야 성경과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말씀들을 믿을 수 있었다는 요한복음 2장 말씀이 그대로 임하며 부활이 내게도 실제가 됐다. 그러자 내 실상이 비춰지며 하나님께서 ‘너의 마음의 주인이 누구니’라고 물어보시는 것 같았다. 정말 할 말이 없었다. 부모님 따라 교회에 다닌 모태신앙이었지만 그동안 나는 예수님과 상관없던 자였다. 그래도 착하게 살고, 큰 죄를 짓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을 배척하고 그 아들까지 배척한 죄가 내가 이 땅에서 살면서 지은 어떤 죄보다 더 큰 죄였다. 사도행전 2장의 베드로의 외침이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려왔다. 나의 악한 중심이 바로 하나님을 죽게 했다는 것은 너무 큰 충격이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합니다. 예수님만이 저의 주인이십니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고백했다.

부활로 모든 말씀이 믿어지고 아멘이 되는 순간부터 나는 더이상 내 생각대로 사는 사람이 아닌, 오직 말씀대로 사는 존재가 됐다. 항상 나만 생각했었는데 감사하게도 가족들의 마음을 알게 해 주시니 관계가 회복됐고 주님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직장도 허락해 주셨다. 지금은 교회 지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실수를 해도 안 해도 모든 상황의 주인이 예수님이시라는 것이다. 오히려 실수해도 공동체가 이런 나의 부족한 모습을 사랑해 주고 보듬어 주며 함께 나가는 하늘나라 가족이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이 천국의 삶을 허락하신 주님과 동행하며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박에스텔라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