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광야로 떠난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박 장관과 우상호 의원 간 양자 대결로 확정됐다. 2018년 6·13지방선거 이후 3년 만의 ‘리턴매치’다.
박 장관은 20일 페이스북에 중기부 직원들에게 고별사를 건네며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다. ‘질주 영선’ ‘버럭 영선’을 꾹 참고 따라와 준 직원들에게 사랑을 보낸다”고 적었다. 박 장관은 별도 이임식 없이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직원과의 대화를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박 장관 사의 표명에 따라 면직안을 재가했다.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던 박주민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우리 당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 길게 바라보면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까지 불출마로 교통정리가 되면서 민주당은 본격적인 경선 체제에 들어서게 됐다.
지난달 13일 출마 선언 후 나 홀로 선거운동을 펼쳐온 우 의원은 21일 정책발표회 직후 박 장관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도 선거 캠프 준비 작업 등을 거쳐 늦어도 다음 주에는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장관이 우 의원을 앞서고 있다. 2018년 서울시장 경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큰 격차로 패배했던 이들이 이번 패자부활전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당시 박 시장이 66.26%를 얻은 반면 박 장관과 우 의원은 각각 19.59%, 14.14%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신청을 받는다. 다음 달 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민 공개면접’을 진행한 뒤 3월 1일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야권보다 후보 숫자가 적어 흥행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에 당도 고심하는 분위기다. 경선 공천관리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은 “두 후보는 우리 당의 대표적인 스타 정치인”이라며 “마치 메시와 호날두가 축구 시합하는 것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현 정진영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