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미국 대통령은 퇴임 전 고별 연설에서조차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후임 정부를 ‘새 행정부’라고만 지칭했을 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 자신의 최측근 인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롯해 140여명을 사면·감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하루 전인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나는 45대 미합중국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마친다. 우리가 이뤄낸 성과에 진실로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여러분 앞에 선다”며 “이번 주 우리는 새 행정부를 출범한다. (차기 행정부가) 미국의 안정과 번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내내 바이든 당선인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새 행정부’ ‘차기 행정부’라고만 지칭했다. 19분47초 분량의 동영상 고별 연설 대부분은 자화자찬에 할애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끔찍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고, 한국과의 일방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했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획기적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십년 만에 새 전쟁을 시작하지 않은 첫 대통령이 된 게 특히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서는 “새 행정부에 권력을 넘겨줄 준비를 하면서 나는 우리 운동이 이제 시작에 불과함을 여러분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해서는 “모든 미국인이 경악했다”며 “정치적 폭력은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소중히 여겨온 모든 것에 대한 공격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재차 비판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73명을 사면하고 70명을 감형했다. 사면 대상자엔 측근 정치인과 후원 기업인 등이 포함됐다. 다만 본인과 가족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했다.
퇴임 후 탄핵 위기에 놓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공화당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의사당 폭동 사태를 선동했다고 비판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매코널 대표는 이날 상원에서 “폭도들은 거짓말에 속았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선동됐다”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동 선동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상원의 탄핵 표결에서 공화당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