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거래일 연속 2%대 급락하며 최근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장중에는 3000선을 깨기 직전까지 밀렸다.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경계감과 자산시장 과열에 대한 잇단 경고음, 공매도 재개 잡음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 소식까지 전해지며 코스피가 힘을 쓰지 못했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1.97포인트(2.33%) 하락한 3013.93으로 마감했다. 64.03포인트(2.03%) 빠지며 3100선이 무너진 지난 15일보다 낙폭을 더 키웠다. 종가 기준 2거래일간 하락폭은 4.3%(136포인트)로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가장 깊다.
수급 측면에서는 각각 3700억원, 2600억원어치를 정리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기관은 7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보였다. 이날도 개인투자자가 65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최근 2주간에 비해 매수세는 느슨해진 모습이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달러 강세, 금리 상승 경계감 확대, 미국 부양책 발표 이후 호재성 재료 소멸 인식으로 지난주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힘이 좀 빠진 영향도 있지만 오늘 하락은 단기 폭등의 후유증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대외 불확실성 여파에 기간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당분간 중립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
정규 장 마감을 1시간 정도 남겨두고 내려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는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리며 코스피의 마지막 반등 시도를 좌절시켰다. 판결 전까지 8만6000원선을 유지하던 삼성전자(-3.41%)는 판결 직후 8만4100원까지 2% 넘게 떨어졌다. 같은 시간 코스피는 30포인트 넘게 빠져 3003.89까지 하락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도 각각 6.84%, 4.96% 급락하는 등 삼성그룹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