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3% 늘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중국은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0년 중국의 GDP가 101조5986억 위안(약 1경7285조원)으로 2019년 98조6515억 위안에 비해 2.3%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한 해 GDP가 100조 위안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닝지저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경제, 기술, 종합적 국력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지난해 1분기 GDP 성장률이 -6.8%로 떨어졌다가 2분기 3.2%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3분기 4.9%, 4분기 6.5%를 기록했다. 연간 2.3% 성장은 수치만 놓고 보면 문화대혁명 직후인 1976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 44년 만의 최저치다.
중국은 엄격한 봉쇄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한 것이 플러스 성장의 주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주요 국가들의 공장이 멈춘 사이 중국은 오히려 특수를 누리면서 의료용품과 전자제품 수출을 늘렸다. 올해에는 본격적인 코로나19 회복세와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GDP 성장률이 8%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미국 경제는 대폭 후퇴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0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4.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과 미국의 GDP 격차도 빠르게 좁혀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이 2030년쯤 미국의 GDP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그러나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호미 카라스 연구원은 현 추세라면 그 시기가 2년 앞당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8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GDP 기준 세계 1위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