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주가가 14일 하락했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됐지만 ‘게임체인저’가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선반영됐던 기대감이 사라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의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7.6% 하락한 35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은 전날 오후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경증~중등증 환자 327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한 결과, 경증 환자의 중증 환자 발생률이 54% 감소했다. 임상적 회복기간은 3.4일 짧아졌다. 중대한 이상 반응 및 사망 등의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기간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 투약 시 체내 바이러스 감소 속도가 빨라 7일 기준 투약군의 바이러스 농도가 위약군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만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등은 렉키로나주가 코로나19의 유행 흐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바꾸기 어렵다는 해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중증 환자를 줄여 의료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는 있지만 확산세를 막거나 감소시키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주가에 선제적으로 반영됐던 기대감이 일부 제거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대에 비하면 임상 2상 결과가 드라마틱하지는 않았다”며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에 가까워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렉키로나주가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아 실적에 영향을 주기 어렵고 미국, 유럽 등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아 판매가 시작되더라도 실질적으로 항체 치료제가 의료현장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리제네론의 항체 치료제가 미국 병원에서 처방되는 비율은 20% 안팎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17일 렉키로나주 임상 2상 자료에 대한 검증 자문단 회의를 할 예정이다. 임상 효과 측정 지표와 약물 작동 원리 측정 지표 등 렉키로나주의 치료 효과가 적절한지 자문받는다. 결과는 18일 공개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