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가 되며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왜 사는 걸까’ 하는 고민을 했다. 그 해답을 얻기 위해 교회에 다니다 3살 연하의 남자를 알게 됐다. 그는 “누나! 연하의 남자를 어떻게 생각해요?” 하며 접근했지만 ‘연하는 무조건 싫어!’ 하며 잘랐다. 그래도 끈질기게 따라다니기에 멘토인 언니에게 의논했더니 사람 됨됨이가 문제지 나이가 무슨 문제냐고 해서 만나기 시작했다. 꿈같은 시간을 보내는데 그가 갑상선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아직 결혼도 하기 전인데 암이라니?’ 가족들의 반대와 미래의 불안감도 있었지만 힘들 때 떠난다는 것이 마음에서 용납되지 않아 함께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다행히 치료가 잘돼 축복 속에 결혼했지만 행복은 딱 6개월 정도였다. 남편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서 컴퓨터 게임으로 풀었고, 아이들을 봐 주는 것은 고사하고 보행기를 타고 다니는 것도 방해된다며 밀쳐버리는 어이없는 상황에 이르자 ‘이렇게 더 살아야 하나?’ 하며 이혼을 생각했다.
당시 왕따와 성적문제로 자살하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매일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고 아이들에 대한 염려로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그런데 홈스쿨링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데다 집안일과 육아, 남편의 일로 몸과 마음은 지치고 체력은 바닥이 났다. 결국 대상포진이 반복적으로 발병해 3년간의 홈스쿨링도 그만두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때 친구가 춘천 한마음교회 성도들의 간증을 추천해 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놀랍게도 확신과 기쁨과 생동감이 넘쳤다. ‘같은 예수님을 믿는데 저들과 나는 왜 이렇게 다를까?’ 하며 계속 보는데 그들은 거의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 부활’을 얘기했다. ‘부활? 교회 다니는 사람이 누가 몰라’ 하는 순간 ‘나는 어떻게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믿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가 부활밖에 없다고 성경에 분명히 기록돼 있는데 왜 나는 지금까지 이 말씀을 몰랐지?’ 아무 고민 없이 예수님을 믿는다고 했던 내 모습이 너무 허탈했다.
부활에 초점을 딱 맞추니 정말 신기하게도 예수님이 구약의 예언대로 오신 하나님이신 것이 금방 확증이 되고 성경의 모든 말씀에도 그대로 아멘이 됐다. 마귀가 지배하는 어둠 속에서 나를 지으신 하나님을 마음에서 밀어내고 내가 주인이 돼 내 멋대로 살아온 죄가 보이자 바로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셨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기쁨이 넘치며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물가의 여인처럼 즉시 달려가 복음을 전했다. 삶이 버거워 늘 자살을 생각하던 친구가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할 때는 말할 수 없이 감사했다.
하나님께서 내 눈을 열어 주셔서 남편의 단점보다 장점이 보이며 거짓말처럼 불평과 미움이 사라졌다. 내 주인의 말씀대로 남편을 가정의 머리로 존경하고 섬겨야 하는데 내가 주인 되어 내 마음 내 뜻대로 살다보니 남편을 원망하고 함부로 판단했던 것이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용서를 빌었더니 갑작스런 내 모습에 얼떨떨해하면서도 기쁘게 받아주었다. 연하의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하던 내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주님의 사랑으로 영혼들을 품고 복음을 전하는 삶이 행복하기만 하다. 나를 살려주시고 인도해 주시고 하늘의 삶을 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린다.
이은숙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