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안철수, 속타는 국민의힘… 나경원은 “13일 출마”

입력 2021-01-13 00:05 수정 2021-01-13 00:05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숙고 끝에 13일 출마선언을 하기로 했다. 이와중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 없이 3자 구도에서도 충분히 승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를 겨냥한 야권의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불을 붙고 있다.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대표는 꾸준히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전날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을 부산에서 만나 “국가가 유가족 마음을 찢어놓았다”며 위로한 데 이어 1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국민 통합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의 3자 구도 발언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안 대표는 “야권 지지자들 마음이 상처를 입을까 걱정된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자는 절박한 마음은 김 위원장과 제가 같을 것”이라고 답했다.

안 대표는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면담도 미뤘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18일까지 국민의힘에 입당 또는 합당하면 출마하지 않겠다며 단일화 논의를 제안했다. 안 대표가 면담 일정 연기를 통보하면서 이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내부 의견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면 시민들에게 혼선과 피로감만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오른쪽)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12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전 의원은 13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 나 전 의원은 12일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의 오찬 회동에 이어 김 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를 두루 만났다. 그는 “경선 단계부터 차근차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내부 경쟁자인 오 전 시장이 안 대표를 끌어들인 ‘조건부 출마’로 헤매는 사이 제1야당 후보 타이틀을 따내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김종인 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안 대표와 관련해 “더는 거론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단일화를 하려면 솔직해져야 한다”며 공격했다. 김 위원장은 “누가 자기를 단일 후보로 만들어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단일 후보라 얘기한다”며 “정치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안 대표 지지율을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별 의미가 없다고 깎아내리면서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러도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콩가루집안 된다”고 한 데 이어 이런 발언을 쏟아낸 것은 국민의힘 내부 단속용 메시지 성격이 짙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1야당 대표로서 지금은 우리 후보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에서도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두 사람이 각 당의 최종 후보가 되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선문(文)후사’하겠다”며 열린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참여를 알렸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