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쓸어담고 기관 내던지며 ‘롤러코스터’… 하루 170P 출렁

입력 2021-01-12 04:02

올해 들어 3000선을 넘어서며 몸집을 한층 키운 코스피가 11일 하루 동안 170포인트 출렁였다. 장중 변동 폭은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이날 개인은 종전 최대 순매수 규모의 2배인 4조4000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주가 하락 압력에 저항했다. 기관은 코스피를 3000선 아래로 떨어뜨리고야 말겠다는 듯 사상 최대인 3조7000억원을 내던졌다. 개인과 기관의 백병전 속에 주식시장은 널뛰기의 진수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인 지난 8일보다 9.72포인트(0.31%) 오른 3161.90으로 출발한 뒤 장 출발 6분 만에 3200을 돌파했다. 개인 매수세는 계속되면서 개장 1시간 정도 만에 3266.23까지 상승했다. 직전 종가 대비 114.05(3.62%)포인트 오른 수치다.

장 초반 강세는 개인투자자가 주도했다. 이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건 지난 6일 이후 3거래일 만이다. 지난 7, 8일 1조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개인은 이날 아침 10시30분까지 1시간30분 만에 2조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위가 활짝 열린 듯한 증시 분위기는 고점을 찍은 지 10여분 만에 대반전을 맞이했다. 투매에 가까운 기관투자가의 매도량 확대에 밀리기 시작한 코스피는 오전 11시17분 3152.03을 기록하면서 전일 대비 하락 구간에 접어든 데 이어 오후에는 전일 대비 55.99포인트(1.78%) 하락한 3096.19까지 눌렸다. 하루 변동 폭이 170.04로 코로나19의 본격 확산으로 극도의 불안 장세가 펼쳐진 지난해 3월 19일(186.66)에 이은 코스피 사상 두 번째로 컸다. 다만 전일 종가 대비 변동률은 5.39%로 코스피가 1000 중반이던 당시(11.73%)의 절반 수준이다.

장 초반 이미 1조원어치를 정리하고 시작한 기관은 쉴 틈도 주지 않고 매도세를 강화해 막판까지 모두 3조7346억원을 순매도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기관 중에서도 증권사가 주를 이루는 금융투자 부문이 혼자 2조원을 순매도했다. 이들은 지난 7일만 해도 1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를 3000선에 안착시킨 주역이었다. 금융투자 다음으로는 연기금이 코로나19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8200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투자자는 개인과 기관의 ‘강대강’ 힘겨루기 속에서 어느 쪽에 붙을지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 순매도로 출발한 이들은 코스피 고공행진 상황에서 잠시 매도량을 축소하며 방향을 트는 듯했지만 오후 들어 매도 규모를 늘리며 기관의 순매도 질주에 가담했다. 외국인은 약 720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단기 급등으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주말 사이 북한의 핵잠수함 개발 공식화 등 대북 이슈가 불거지며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실현 결정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끊임없이 반등을 시도하며 전일 대비 하락 구간과 상승 구간을 수차례 오르내리다 결국 약보합 수준인 3148.45로 마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